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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I Love Live

20130202 - Patti Smith

by Wood-Stock 2013. 2. 4.

[김광한 팝스다이얼]패티 스미스, 서울 록&롤 전쟁

 

2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내한공연을 여는 '여성 로커의 전설' 패티 스미스(67)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는 문화 여전사로 통한다.

뉴욕 펑크의 여왕, 여자 밥 딜런, 싱어송라이터, 기타리스트, 시인, 화가, 반전운동가, 문화혁명가 등의 호칭이 따라붙는다.

 

 

   


스미스는 1978년 발표한 앨범 '이스터(Easter)' 수록곡 '비코즈 더 나이트(Beacuse the Night)'를 시작으로 한국에도 알려졌다. 2009년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에 참가했으나 단독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 영상를 보면, 변함없는 힘과 인간적 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모두 일어서자/ 너희들이 미래이고, 미래는 너희들이 결정해야 한다/ 두려워말고, 행복한 마음, 강한 의지, 성실과 노력으로 미래를 만들자/ 문화혁명에 앞장서라. 그러기 위해 우선 음악을 즐겨라."

연주하던 기타를 정신혁명에 필요한 무기로 비유하며 청중에게 록&롤 전쟁에서 승리하자며 음악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스미스는 지난해 6월 새 앨범 '뱅가(Banga)'를 발표했다. 국내 팬들은 물론 미국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1967~1994)을 비롯해 펑크 로커들의 멘토인 캐나다 출신 가수 닐 영(68)의 '애프터 더 골드 러시(After The Gold Rush)'를 수록했다. 

 

스미스는 앨범 마지막곡으로 이 곡을 담은 이유를 설명했다. "파리의 휴코 카페에서 닐 영의 곡을 듣게 됐다. 이 곡을 듣는 순간 영이 주장했던 것처럼 미래는 아름다운 세상이어야 한다, 긍정적 생각으로, 지나치게 오염되고 파괴된 세상이 변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전하려 했다. 그래서 이곡을 내 아들과 딸과 함께 녹음했다. 녹음 마치고 나니 새로운 날이 밝아 온 느낌이었다." 

스미스는 문학과 음악을 즐기며 롤링 스톤즈, 더 도어스, 지미 핸드릭스 등의 영향를 받았다. 그녀는 항상 무대에서 외친다. "세상은 황금과 권력, 무기로 변화시킬 수 없다. 오직 지성을 겸한 문화혁명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스미스의 최대 히트곡은 역시 '비코즈 더 나이트'다. 1978년 발표 당시 미국 빌보드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영국 음악 잡지 NME이 선정한 이 시대 명곡 150곡 중 116위를 차지했다. 

 

2013.2.1 / Newsis

 

 

패티 스미스 "한국 관객의 따뜻함, 여린 마음 기억나" 

 

"한국 관객의 따뜻함과 친절함, 여린 마음이 기억납니다. 그들은 내 음악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덕분에 난 더 열정적인 공연을 할 수 있었죠. 한국에 다시 가게 돼 흥분됩니다."

첫 단독 내한 공연을 앞둔 미국 '펑크록 대모' 패티 스미스(Patti Smith·66)가 27일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스미스는 다음 달 2일 오후 7시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공연을 펼친다.

2009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참석차 한국을 찾은 적이 있지만 단독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미스는 최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공연 때 한국 관객과 강한 유대감을 느꼈다"면서 "이번에도 관객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때는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떨지 짐작조차 못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내 음악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더군요. 덕분에 더욱 열정적인 공연을 펼쳤습니다. 환상적이었어요. 공연 끝나고 팬들과 사진도 찍으며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공연에서 스미스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정규 11집 '뱅가(Banga)' 수록곡을 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그는 "물론 새 앨범('뱅가') 수록곡을 연주할 테지만, 1970년대 곡 중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도 할 생각"이라면서 "팬들이 제일 듣고 싶은 노래를 해야 즐거운 공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독 공연을 하게 됐으니 내 노래를 함께 부르며 관객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요. 한국 관객이 내 음악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1975년 1집 '호시스(Horses)'로 데뷔한 스미스는 시적인 가사에 강렬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사운드를 결합한 음악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비코즈 더 나이트(Because The Night)' '글로리아(Gloria)' '로큰롤 니거(Rock N roll Nigger)'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그는 200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그는 2005년 프랑스 문화부에서 예술문학훈장까지 받은 시인이기도 하며, 화가로도 유명하다.

스미스는 여성 가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린 '혁명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수수한 차림새로 무대에 올라 주제 의식이 분명한 노래를 포효하듯 쏟아내는 스미스의 모습은 '여성 가수는 예쁘고 우아해야 한다'는 편견을 뒤집기에 충분했다.

'전방위적 예술가'인 그에게 음악이란 뭘까.

"음악을 한다는 것, 그리고 공연을 한다는 것은 매우 창조적인 일이죠. 난 팬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 콘서트를 사랑합니다." 
그는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건 예술의 각기 다른 방향이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큰 도움을 준다"면서 "시를 쓸 때는 멜로디와 리듬을 아는 것이, 앨범을 만들 때는 시각적인 부분들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짱짱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는 나를 위해 늘 노력합니다. 또 이제까지의 경험을 통해 내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있고요. 나는 내 노래를, 가장 나답게 부르기 위해 원하는 소리를 내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했고 터득했죠."

스미스는 최근 평생의 동지이자 한때 연인 사이이기도 했던 사진 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와의 추억을 담은 자서전 '저스트 키즈(Just Kids)'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단히 솔직한 고백이 담긴 이 책을 내는 데 망설임은 없었는지 묻자 그는 "난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나 자신에 대한 불편함이 하나도 없다"면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독자들도 나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두려움이나 망설임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혁명의 아이콘'으로서 한국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내 꿈은 온 세상을 여행하고,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었죠. 긍정적인 마음가짐, 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여러분도 절대로 낙담하지 말기 바랍니다. 물질로 당신을 평가하지 마세요. 마음, 그리고 정신만이 온전한 당신입니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살아온 그의 다음 과제는 뭘까.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남은 게 있다면 바닷가에 살며 책을 많이 쓰는 거죠." 

 

2013.1.27 / 연합뉴스 / rainmaker@yna.co.kr

 

 

“한국 여성 로커들이여, 유일무이한 자신을 믿어라”

 

내한 앞둔 패티 스미스 인터뷰

펑크록의 대모, 국내 첫 단독무대, 시인·화가·운동가 등 전방위 활동
“장애·고정관념 맞서면 결국 승리, 한국 관객들과 진솔한 만남 기대”

 

‘펑크록의 대모’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67)가 2월2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악스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2009년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국내 팬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 무대는 처음이다. 미국 펑크록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 <호시스>로 1975년 데뷔한 그는 시인·화가·사회운동가 등으로도 활동해온 전방위 예술가다. 내한을 앞둔 그와 전자우편으로 얘기를 나눠봤다.

 

‘펑크록의 대모’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가 2009년 7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에서 열창하는 모습

 

-2009년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에 왔을 때를 어떻게 기억하나?

 “관객들의 따뜻함과 친절함, 그리고 그들의 여린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 무대가 처음이라 어떤 분위기일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관객들이 내 음악을 잘 알고 있어서 더욱 열정적인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공연 뒤 팬들과 사진도 찍고 놀았던 추억이 있다.”

-여성 로커로 살아오며 느낀 점은? 한국의 여성 로커들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항상 아티스트로서 음악에 접근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자신의 정체성을 잘 유지한다면 음악에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 여성 로커들에게 전하고 싶은 격려는, 유일무이한 자신을 믿고 어떤 장애와 고정관념에 부딪혀도 인내심과 끈기를 갖고 음악을 계속한다면 결국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시인·화가 등 다른 예술 분야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것은 예술의 여러 표현방식 중 하나이다. 모든 예술 표현들이 서로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시나 산문을 쓸 땐 멜로디와 리듬을 느낄 수 있고, 음반을 만들 땐 시각화하는 감각과 공간감이 도움을 준다.”

-최근 발표한 11집 <뱅가>에는 2011년 숨진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추모하는 곡과 친구인 배우 조니 뎁의 생일 축하 선물로 만든 곡도 있다.

 “내게 영향을 준 사람, 친한 친구,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에 대한 감정이 생기면 노래가 자주 떠오른다. 감동을 준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영감을 준 이들을 찬양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만든다. 노래는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고, 그 감정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적잖은 나이인데도 끊임없이 영감을 얻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이 뭔가?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한다. 많은 친구들이 에이즈, 심장병, 암, 마약 따위로 젊은 시절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지금 살아 있고 일할 수 있다는 데 대해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팬들, 바다, 책, 하늘…. 맛있는 커피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한국에 다시 가게 돼 매우 흥분된다. 지난 공연 때 관객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여러분들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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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스미스, 이래서 여성 록 전설이구나…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비코즈 더 나이트/ 빌롱스 투 러버스/ 비코즈 더 나이트/ 빌롱스 더 러스트(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overs/ because the night/ belongs to lust)"

어느 누가 이보다 화끈한 밤을 더 직설적으로 노래할 수 있을까. '여성 로커의 전설'은 음악과 온몸으로 록의 정신을 구현했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자유가 됐다. 

 

   

 

3년 만에 내한, 2일 밤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공연한 패티 스미스(66)는 왜 자신이 '펑크의 대모'로 통하는 지 입증했다. 검은 비니와 검정 재킷,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스미스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감성적인 히트곡 '레돈도 비치(Redondo Beach)'로 가볍게 무대를 열었다. 

지난해 6월 내놓은 정규 11집 '뱅가(BANGA)' 수록곡 '에이프릴 풀(April Fool)'을 부르면서 비니를 벗어던진 뒤 본격적으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후지산'과 '디스턴트 핑거스(Distant Fingers)' '고스트'를 잇따라 들려줬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흐느적거리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몸짓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를 잊게 만들었다. 

지난해 7월 사망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1983~2011)를 추모하며 만든 클래식 발라드 '디스 이스 더 걸'을 노래할 때는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비니스 더 서던 크로스(Beneath the Southern Cross)'를 부를 때 공연장의 분위기는 더욱 타올랐다. 정신혁명에 필요한 무기로 곧잘 비유하는 기타를 직접 둘러맸다. 자신의 어쿠스틱 기타와 또 다른 어쿠스틱 기타, 두 개의 일렉 기타, 드럼의 합주는 청중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스미스의 음악적 동반자인 기타리스트 레니 케이(66)가 주축이 된 밴드가 강렬한 연주를 할 때는 1층 플로어에 내려와 팬들과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이후 '비코즈 더 나이트'를 시작으로 '글로리아'까지 강렬한 록이 향연이 이어졌다. '피서블 킹덤(Peaceable Kingdom)'을 들려줄 때는 핵폭탄(bomb)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앙코르곡으로 강렬한 록음악인 '뱅가(BANGA)'와 '록&롤 니거(Rock'n'roll Nigger)'를 들려주면서는 자유에 대해 설파했다. 역시 기타가 미래라며 록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했다. 1975년 데뷔 이래 40여년 가까이 흘렀건만 록을 향한 열정은 더하면 더했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날 스미스는 무당 같기도 교주 같기도 했다. '에인트 잇 스트레인지(Ain't it strange)' 등의 무대에서 침을 거리낌 없이 내뱉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일련의 행동에서 느껴진 것은 자유로움이다. 음악을 통한 자유의 혼은 쇠퇴하는 몸 따위로 가둬놓을 수 없다는 것을 스미스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1시간40분간 동안 15곡을 들려준 이날 공연은 어느 뮤지션의 공연보다 풍요로웠다. 공연장에 모인 팬들의 숫자(500여명)는 여느 팝스타에 비할 바 아니었지만, 그녀의 진가를 아는 진정한 팬들인만큼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첫 내한공연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라이브 인 서울'을 펼치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이 이날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스미스와 몽환적인 사운드로 유명한 이 팀의 리더 케빈 실즈(50)는 과거 앨범 작업을 함께하는 등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단독 내한공연 패티 스미스, 음악은 나이 들지 않음을 강렬한 무대로 증명하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 모두를 위한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고스트댄스(GhostDance)’를 부르기 위해 어쿠스틱 기타를 맨 노장 여성 록커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66)의 일성에 스탠딩 객석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위대한 음악인이자 시인, 평론가, 배우 등 다방면에 걸쳐 족적을 남긴 이 오래된 전방위 아티스트는 무대 위에서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멋있었다.

패티 스미스가 지난 2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첫 내한 단독 공연을 펼쳤다. 2009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이후 햇수로 4년 만의 한국 방문이다. 이날 공연장의 분위기는 여느 내한 공연장과 사뭇 달랐다. 외국인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이 특징이었다. 나이 지긋한 외국인 관객들이 무대와 가까운 곳 스탠딩 객석에 진을 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스미스의 오랜 음악 인생과 여정은 저들로부터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무대 바깥 그림자 속에서 잠시 관객의 환호성을 즐기던 스미스가 무대 중심에 서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외치자 객석은 열광했다. 검은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검은 비니를 머리에 쓴 채 무대에 등장한 스미스의 모습은 예순보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를 무색케 할 만큼 젊어 보였다. 첫 곡 ‘레돈도 비치(Redondo Beach)’로 가볍게 몸을 푼 스미스는 지난해에 발표한 새 앨범 ‘뱅가(BANGA)’의 수록곡 ‘에이프릴 풀(April Fool)’을 부르며 비니를 벗었다.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섹션에 맞춰 몸을 흐느적거리던 스미스는 “셰이크 잇 업(Shake it upㆍ흔들어주세요)”을 외치며 객석을 달궜다. 이어 UFO(미확인비행물체)에 대한 농담과 함께 ‘후지산(Fusi-san)’을 부른 스미스는 기타의 와우와우 사운드가 인상적인 ‘디스턴트 핑거스(Distant Fingers)’와 본격적인 어쿠스틱 무대 ‘고스트댄스’로 열기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7월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추모곡 ‘디스 이스 더 걸(This is The Gril)’로 잠시 무대 분위기를 정돈한 스미스는 ‘비니스 더 서던 크로스(Beneath the Southern Cross)’로 프로그레시브록을 연상시키는 전위적인 연주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스미스는 관객들에게 손을 높이 들어 보이라고 유도하며 ‘Peace(평화)’와 ‘Freedom(자유)’를 연호했다.

오르간과 오버드라이브 이펙트를 먹인 베이스 사운드로 시작된 ‘에인트 잇 스트레인지(Ain’t it strange)’에서 스미스는 오랜 음악적 동반자이자 동갑내기 기타리스트 레니 케이(66)와 팽팽하게 보컬로 맞서며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잠시 케이에게 ‘나이트 타임(Night Time)’ 무대를 맡긴 스미스는 플로어로 내려오는 깜짝쇼를 벌이기도 했다. 스미스는 자연스럽게 팬들과 사진을 찍는가하면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스탠딩 객석을 들었다 놓았다. 이어 스미스는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아일랜드 록밴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을 언급하며 ‘비코즈 더 나이트(Because The Night)’, ‘피싱 인 어 리버(Pissing In An River)’, ‘피서블 킹덤(Peaceable Kingdom)’까지 강렬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특히 ‘피싱 인 어 리버’ 무대에서 일렉트릭 기타를 맨 스미스는 기타를 앰프에 가져다 대며 피드백 주법으로 하울링(Howling) 사운드를 들려주는가하면, ‘피서블 킹덤’ 무대에선 기아와 자연재해, 오염 등을 우려하며 핵폭탄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격하게 쏟아내 객석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마지막곡 ‘글로리아(Gloria)’는 도입부의 피아노 리프만으로도 객석을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재킷을 벗어던진 스미스는 마이크를 객석 곳곳으로 돌리며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했다. 스미스는 ‘글로리아’를 끝으로 손을 흔들며 물러났지만, 명목상 마지막 곡에 속는 관객들은 없었다. 연이은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로 등장한 스미스는 “행복한 개에 대한 곡”이란 설명과 함께 ‘뱅가(BANGA)’로 흥겨운 무대를 꾸몄다. 연주자들이 저마다 다른 개 울음소리를 내자 객석 곳곳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어 “여러분이 미래와 현재”라며 ‘로큰롤 니거(Rock N Roll Nigger)’로 마지막 무대를 마친 일렉트릭 기타의 줄을 손으로 뜯어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첫 내한 단독 공연을 마쳤다.

1시간 40여분의 공연시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짧게 느껴진 강렬한 무대였다. 연주자들은 일렉트릭 기타를 앰프 앞에 세워 둔 채 무대를 떠났다. 빈 무대에선 끊임없이 기타 하울링 사운드가 울려 퍼졌다. 마치 공연이 끝나지 않은 듯한 여운에 잠긴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123@heraldcorp.com

 

 

영혼을 움직인 패티 스미스.."힐링을 선사하다"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쫄지마(Don' be afraid)." "사람은 미래이고 자유야(People, you're the future. People are free)."

 
패티 스미스의 음악은 메시지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영혼을 움직인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힘을 느끼게 됨은 물론, 그 힘의 치유작용에 절로 반응하게 된다.
 
여성 로커의 전설, 펑크의 대모라고 불리는 패티 스미스의 첫 단독 내한공연이 지난 2일 유니클로 악스에서 열렸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회색 진과 워커, 헐렁한 검정재킷 차림에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패티 스미스는 1946년생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기타리스트 레니 케이를 중심으로 한 밴드와의 호흡과 조화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에는 잔잔한 듯 하다가 어느 순간 회오리 같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게 패티 스미스의 음악의 매력이다. 반복을 거쳐 점차 파워풀해지는 음악 위에 시적인 가사가 얹히면서 파괴력은 배가 된다.
 
특히 지난 2009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 참가한 패티 스미스는 이미 한국 관객에게 자신의 진가를 이미 알렸다.
 
수많은 록페스티벌 마니아들은 2009년 지산밸리록페의 '백미'로 패티 스미스 공연을 꼽는다. 한낮에 잔디밭에 누워 있다 음악의 힘에 이끌려 무심결에 일어나 '지구 평화'를 외친 감동의 순간은 수년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순간이 됐고 패티 스미스의 단독 내한 공연을 유치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이번 공연에는 패티 스미스의 히트곡 외에 지난해 6월 발표한 정규앨범 11집 '뱅가(BANGA)'의 곡도 다수 포함됐다. 지산밸리록페의 감동을 재현하듯 '레돈도 비치'로 콘서트의 문을 연 패티 스미스는 특히 에이미 와인 하우스를 추모하며 쓴 곡 '디스 이즈 더 걸'에서 엄청난 집중도와 몰입도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침내 '후지산'이라는 곡에서 전매특허의 폭발력을 과시했다. "화산 꼭대기에 서 있는데, 특정한 언어가 아닌 수없이 많은 여러 단어들이 떨어진다고 상상해보라"
 
이 멘트와 함께 패티 스미스와 밴드는 멜로디의 반복을 통해 엄청난 스케일을 키워가는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드럼은 점점 빨라지는 심장박동수를 연상시키며 공연장 구석구석을 채웠다. 마치 영적인 빠져든 느낌이다.

 

이 밖에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패티의 퍼포먼스도 볼거리였다. '고스트 댄스'에서 기타와 함께 엉거주춤한 포즈로 묘한 춤 배틀을 펼치는가 하면, '비니스 더 사우던 크로스'에서는 무대에서 무릎으로 기어다니며 관객들에게 기타 피크를 나눠주기도 했다. 마침내 기타리스트 레니 케이의 메들리 공연 중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어슬렁거리며 관객들을 몰고 다니며 춤을 추는 장면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이어 히트곡 '비코즈 더 나잇'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더한 후 '피서블 킹덤'에서는 환경오염, 재난, 전쟁에 고통 받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 언급한 뒤 "더 이상 폭탄은 안돼(No more fxxxing bomb)" "어린이들이 자유로워지길 원해(We want children free)" 등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앵콜 곡 '뱅가'에서도 "쫄지마(Don't be afraid)", "사람은 미래이고 자유야(People, you're the future. People are free)" 같은 말들을 외치며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좋은 공연, 좋은 음악은 사람의 육체와 정신을 회복시킨다'는 말이 실감나는 공연이었다.
 
예매율이 낮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공연장에는 스탠딩 석은 3분의 2가량, 2층 좌석은 거의 다 채워지면서 60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그러나 영감 넘치는 패티 스미스의 무대인 점을 감안하면 공연장의 빈 구석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타는 우리의 무기'라는 그의 말처럼 예술의 사회적 힘을, 한 자리에 모여 실감하는 콘서트 문화가 국내에서도 더욱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2013.2.3 / 뉴스토마토

 

 

패티스미스 공연 리뷰

 

지난 주말 마땅히 거장이라고 불러야 할 두 뮤지션의 내한 공연이 연달아 열렸다. 2월 2일 토요일에는 패티 스미스(Patti Smith)의 내한 공연이 열렸고, 이튿날인 2월 3일 일요일에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의 내한 공연이 열렸다. 두 공연이 열린 곳은 모두 유니클로 악스였다. 공연이 열린 공간은 똑같았지만 공연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먼저 패티 스미스의 공연은 그녀가 2009년 여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섰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4년전에도 이미 60대 초반이었던 그녀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견결한 모습으로 평화를 외치고 반핵과 반전을 외쳤다. “기타가 우리의 무기”라며 혁명가의 선언처럼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선동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 여름의 폭염보다 뜨거웠다. 어쩌면 너무나 오래된 이야기였고, 이제는 유행이 다 지나간 늙은 가수의 스테레오타이프 같은 이야기였지만 무대 위의 그녀에게선 전혀 가식과 가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기타 줄을 끊으며 혁명을 이야기 할 때는 가슴이 벅차 올라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녀의 무대는 그저 페스티벌의 무대 가운데 하나였을 뿐, 공연이 끝난 뒤 거리로 뛰쳐나가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직도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호소하는 뮤지션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패티 스미스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의 수는 초라할만큼 적었다. 1970년대 ‘펑크 록의 대모’라고 하는 그녀의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미 전성기를 지난 뮤지션에 대한 냉정한 평가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한결 같았다. 5인조 밴드 편성으로 무대에 오른 패티 스미스는 공연 초반에는 ‘Redondo Beach', 'April fool', 'Fuji-san'같은 곡을 들려주며 차분하게 공연을 이끌어가서 그녀도 이제 나이 들었나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였다.

 

 

'Distant Fingers', 'Ghost Dance'등을 연주하면서 그녀는 이전과 다름 없는 힘을 보여주었다. 밴드 역시 패티 스미스와 완벽한 호흡으로 묵직한 정통의 록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Beneath the Southern Cross', 'Ain't It Strange', 'Because The Night', 'Pissing In A River', “Gloria'로 이어질 때의 그녀는 67살이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만큼 격정적인 모습을 폭발시켰다. 묵직한 중저음으로 우뚝 선 모습과 마이크 스탠드를 수시로 넘어뜨리고 옷을 벗어제끼고 무기에 욕을 퍼붓는 모습은 다시 보아도 실로 감동적이었다. 예고도 없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의 손을 잡고 노래를 할 때 그녀는 록커 그 자체였다. 그녀에게는 단순히 연출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는 진실한 외침의 아우라가 있었다. 그녀는 전투적이었으나 유쾌했고 바위처럼 묵직하면서도 대나무처럼 흔들리는 투명함이 있었다.

 

그녀는 숭고하면서도 젊었다. 무대 위의 그녀는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라 그냥 록 그 자체였고 시인이자 퍼포머였으며 한 사람의 혁명가였다. 음악에 사회적 의미를 담아내면서 그녀와 밴드의 연주는 이미 40년 전의 음악이라고 무시할 수 없을만큼 완벽에 가까운 록 사운드를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외치면서 음악과 사회적 의미 모두에서 한 치의 아쉬움도 없이 감동하게 만드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Rock & Roll Nigger'를 부르며 다시 기타 줄을 끊을 때 ”너희는 자유로운 사람들이고 너희가 미래“라고 선언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은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2013. 2.6 / 미디어오늘 /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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