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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I Love Live

20120322 - Jane Birkin

by Wood-Stock 2012. 3. 24.

프렌치 팝의 영원한 디바 버킨 "60년대 파리 함께 걸으실래요"

 

“마치 1960년대 파리 거리를 갱스부르와 함께 걷는 듯한 공연을 만들 거예요. ‘멜로디’ ‘디두다’ ‘코믹 스트립’ 등 많은 곡을 부를 텐데 특히 갱스부르의 오래된 노래들을 선물할 겁니다.”

프렌치 팝의 대명사, 1년을 더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주인공, 1960~1970년대 프랑스 패션계를 장악한 제인 버킨(66·사진). 그가 오는 22일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고인이 되어버린 프랑스의 천재 예술가 세르주 갱스부르와 함께다.

영 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버킨은 영화배우 겸 모델, 가수로 활약했다. 오랜 연인이자 서로의 뮤즈였던 갱스부르와는 1968년 영화 ‘슬로건’의 음악 작업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올해는 갱스브루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둘이 함께한 최고의 앨범 ‘이스트와르 드 멜로디 넬슨’의 발매 40주년이 되는 해다. “갱스부르는 위트있고 별나고 물고기처럼 술을 마시면서도 진심이 담겨 있는 예술가, 최고의 시인이자 세상을 앞서간 완벽한 오리지널”이라고 회상하는 버킨을 이메일로 만났다.

버킨은 이번 공연에서 갱스부르와 결별한 후에 나온 앨범 ‘베이비 얼론 인 바빌론(Baby Alone in Babylon)’에 수록된 곡들을 다수 부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 앨범에 대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인 작품, 헤어짐에 관한 아름다운 곡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게, 펑크, 발라드, 록, 영화 음악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섭렵했던 연인과의 삶에 대해 “갱스부르는 죽기 전까지 내게 기적과도 같은 곡들을 만들어줬고, 나는 그가 만든 최고의 작품들을 노래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둘은 금기에 대항한 노래 ‘사랑해…이젠 아니야(Je T’aime…Moi Non Plus)’로도 유명하다. 가사라기보다 신음소리에 가까운 이 성애가(性愛歌)는 발표되자마자 프랑스와 영국에서 동시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는 “갱스부르와 딱 한 번 무대에서 불러봤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 노래로 날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는 그가 대지진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가 우연히 작은 공연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함께했던 피아니스트 노부, 드러머 톰 등 일본인 주축의 밴드와 함께 떠난 미국 투어가 큰 인기를 끌었고, 이것이 월드 투어로 이어지게 됐다.

그가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 태국 버마 난민을 돕기 위해 승려들과 함께 먼 길을 걷기도 했다. 아이티 지진 땐 이동식 천막에서 생활하며 아이들을 돌봤고, 보스니아 르완다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을 찾아 희망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호 기심이 세상을 구한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인의 로맨틱한 감성과 낙천적인 성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만들고 서로 보살피거나 걱정하게 만들죠. ‘배려’는 나비효과처럼 매일 세상을 바꿔간다고 믿어요. 아웅산 수치 여사 같은 인물이 좀 더 나은 현재를 만들죠.”

그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대상으로 ‘사람들의 열정’을 꼽았다. 깁스를 한 채 월드 투어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세 딸 역시 그의 열정을 빼닮았다. 갱스부르와의 사이에서 낳은 샬롯 갱스부르는 여배우 겸 가수로 버킨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고 산다”는 그의 말처럼 올해에도 새로운 계획들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 새 앨범 녹음을 마치고 와이드의 희곡 연기도 할 예정이에요. 아비뇽 연극제에서 만난 이탈리아 연출가의 작품에서 인류학자 역할을 맡을 거고요. 두 번째 영화 연출도 앞두고 있어요. 여전히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사형수들을 위해 싸울 거고요. 딸 샬롯과 듀엣 공연도 준비하고 있죠.”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 공연은 22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열린다. (02)6339-1232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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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팝아이콘 제인 버킨, 66세 청춘…곧 만나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004년 한국에 가기 전 일본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지중해인들처럼 밝고 친절하고 유머감각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라고 얘기했다."


8년 만에 한국팬들을 만나는 '프렌치 팝의 아이콘' 제인 버킨(66)은 e-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한국팬들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말 훌륭했다"고 회상했다.

버킨은 22일 오후 8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를 펼친다. 2004년 이후 두번째 방한이다.

영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약한 버킨은 영화배우 겸 모델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1912~2007)의 걸작 '욕망(Blow-Up)'을 통해 이름을 날렸다. 각본 집필과 연출 등 영화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녀는 198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버킨과 동시대에 전성기를 누린 프랑스 영화배우 이자벨 위페르(59)는 지난해 홍상수(52) 감독의 한국 영화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하기도 했다.

버킨은 "난 한국 영화를 하고 싶지만 아마 너무 늙었을 것"이라고 농반진반했다. "위페르는 흥미롭고 그녀의 의지 넘치는 행동은 영감을 준다"며 "난 존경하는 감독이 있어도 출연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보질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걸 가끔 후회하지만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좋은 한국 영화라면 (출연하고 싶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처음의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홍상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지만, 그런데 그가 날 필요로 할까? 호호호."

버킨은 자신의 삶과 음악의 동반자였던 프랑스의 가수 겸 영화배우 세르주 갱스부르(1928~1991)와의 관계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1969년 발표한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Je T'aime…Moi Non Plus) 등을 함께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다.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는 "세르주와 딱 한 번 무대에서 불렀다"고 한이다. "하지만 이 곡이 영국에서 차트 1위를 하고 전세계에 알려진 탓에 아마 난 이 노래로 기억될 것 같다"고 여겼다. "공연에 오는 사람들이 나와 이 곡에 대해 갖고 있는 호기심 때문에 항상 놀란다"며 "나는 정말 세르주 최고의 작품들을 불렀다. 그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버킨은 타고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며 사치품 가방 '버킨 백'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녀의 세 딸인 케이브 베리, 셜롯 갱스부르(41), 루 드와이옹(30)은 사진작가·가수·영화배우와 모델로 활약하며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감각을 뽐내고 있다.

버킨은 세 딸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은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베리에 대해서는 "뛰어난 사진가다. 빛과 미장센을 만들어 내는 감독이며 언젠가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었다.

"셜롯은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여배우이고, 그의 노래들은 몹시 다르다. 대담하면서도 연약하다"며 "난 그녀를 존중하고 또한 대단한 팬이지만 그건 내 영향력하곤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루는 "미국의 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강한 시를 쓴다"며 "독창적이고 진지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도 다르다"고 평했다.

"난 그저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스스로를 믿도록 만들어줬을 뿐이다. 엄마로서 자랑스럽다. 그리고 난 엄마니까 아버지와 나 사이에서 만들어진 그들의 아름다움에 아주 약간의 플러스를 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고 섹시하다. 10년 후에도 투어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은 못해봤다. 이미 난 64세니까"라고 웃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열정은 큰 영감을 준다. 난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며 "피아니스트만 데리고 공연을 하거나 낯선 장소에 가는 것,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보고 얘기를 듣고 충만해지는 것, 밴드와 함께 하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그걸 멈출 이유가 없다!"

이번 내한은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주의 앨범 '이스트와르 드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1971)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녀가 일본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일본인 주축의 밴드가 힘을 보탠다.

"한국 공연에서는 '베이비 얼론(Baby Alone)…' 앨범에서 많은 곡을 부를 예정이고 나도 잘 몰랐던 세르주의 오래된 노래들을 부를 것이다. 사람들이 1960년대 파리의 거리를 세르주 함께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다음 계획은 "새 앨범을 녹음할 예정이고 와이드 무아와드가 나를 위해 쓴 희곡 '더 센티넬'을 바탕으로 한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다. 두번째 영화 연출도 앞두고 있다"고 알렸다. "아주 가깝게는 새로운 프랑스의 가수 카밀리에의 첫번째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관객들을 만나는 걸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시간이 흘러가는 걸 느끼지 못한다. 그저 웃으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인데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행복감을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 11만원. 아이디어랩. 02-6339-1232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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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

 

 

Jane Birkin Sings Serge Gainsbourg
프렌치 팝의 아이콘 제인 버킨의 기념비적인 내한 공연 “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

8년만에 내한하는 프렌치 팝의 살아 있는 전설,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 아이콘 제인 버킨의 히트곡과 그녀를 통해 재현되는 프랑스 팝 음악의 거장 세르쥬 갱스부르의 걸작들

전세계적인 호평과 기립박수를 이끌어 내고 있는 새로운 투어 밴드 (일본 세션맨으로 구성)와 함께 하는 두 번 다시 만나기 힘든 레퍼토어와 구성 그리고 단 하룻밤의 공연 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 Jane Birkin Sings Serge Gainsbourg (via Japan)

 

제인버킨의 내한공연이 확정되었다. .
영국에서 태어나 프렌치 팝의 아이콘이 된 유일무이한 인물. 프렌치 팝의 아이콘이면서 동시에 영화배우 겸 모델. Je T’aime…Moi Non Plus, Di Doo Dah, Ex-Fan Des Sixties, Baby Alone In Babylone, Amours Des Feintes, Yesterday-Yes A Day, Ballade De Johnny Jane 등 그녀가 히트시킨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더라도 많은 여성들은 끊임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품 가방 ‘버킨백’을 알고 있을 것이며, 두 명의 셀러브리티 샬롯 갱스부르(Charlotte Gainsbourg, 가수/영화배우)와 루 드와이옹(Lou Doillon, 모델/영화배우)에게 빼어난 감각을 전수시킨 어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본 이들도 많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걸작 “욕망(Blow-Up)”을 포함해 세르쥬, 혹은 이국이었던 프랑스와의 인연을 만들어 준 “슬로건”, 그리고 “나일 살인사건”과 “누드모델”, “우리들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등에 출연했고, 85년에는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각본 집필과 연출 능력까지 겸비한 제인 버킨은 한마디로 동시대에 존재하는 전설적인 아티스트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인 버킨을 얘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프랑스 대중문화 뿐 아니라 전세계 대중문화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세르쥬 갱스부르가 될 것이다. 20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와 제인 버킨은 삶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반자적 관계였는데,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낸 히트곡은 69년 (영어가 아닌 곡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UK차트 역사를 바꿔 놓으며 외설시비까지 불러 일으켰던 “Je T’aime…Moi Non Plus”를 포함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낸 작품들은 오늘날 후대 뮤지션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곡들을 다시 부른 커버 앨범에 프란츠 퍼디난드, 포티시헤드, 프랑소와즈 아르디, 파이스트, 마이클 스타이프(REM), 자비스 코커(PULP), 칼라 브루니, 제임스 이하, 트리키 등이 참여했다는 사실이나 아케이드 파이어, 닉 케이브, 카일리 미노그, 메데스키 마틴 & 우드, 베이루트, 벡, 드 라 소울 등 다양한 음악 스타들이 그들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영향력은 입증되고도 남을 것이다. 특히 제인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쥬의 앨범 “Histoire de Melody Nelson”(1971)은 오늘날 수많은 아티스트와 디제이, 그리고 전세계 음악 팬들이 추앙해 마지 않는 걸작 앨범인데, 작년부터 시작된 이 제인 버킨의 월드투어는 바로 이 앨범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나이를 잊은 무대 매너와 음성, 언제 다시 재개될 지 모르는 단 한 번의 투어, 그리고 열정적인 자선사업가이자 박애주의자인 그녀가 일본의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결성된 (일본 최고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투어 밴드, 그리고 전성기 프렌치 팝의 분위기는 물론 복고적인 재즈 밴드의 느낌을 재현해내는 이들의 탁월한 편곡과 연주.. 이번 투어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인 버킨의 주옥 같은 히트곡 외에도 국내에서는 라이브로 결코 만나볼 수 없었던 세르쥬 갱스부르의 곡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치포크미디어에서 10점 만점을 부여 받고 플라시보의 브라이언 몰코, 벡, 에어, 펄프의 자비스 코커, 션 레논, 비치 하우스, 그리즐리 베어, “500일의 섬머”의 영화배우 죠셉 고든 래빗 등의 기념 공연 참여를 이끌어 내며 그 지속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명반 “Melody Nelson”의 수록곡은 물론, La Chanson De Prevert, Comic Strip, Marilou Sous LA Neige, Requiem Pour Un Con, Ces Petits Riens, Les Amours Perdues 등 세르쥬의 수많은 히트곡들이 제인과 밴드에 의해 연주된다.

 

제인 버킨의 친숙한 히트곡 역시 들을 수 있다. Baby Alone In Babylon, Di Doo Dah, Amour Des Feintes, Ballade De Johnny Jane, Fuir Le Bonheur, Jane B, 평소 공연에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앨범 Ex Fan Des Sixties의 수록곡 L`aquoiboniste, Classe X, Vie Mort Et Resurrection..., 등이 이번 투어에서 그녀가 불러 온 노래들이다. Ex Fan Des Sixties 같은 히트곡도 언제든 추가될 수 있는 곡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래를 부르고 많은 얘기들을 나누는 이번 투어에서 어쩌면 다시는 라이브로 들을 수 없는 프렌치 팝의 명곡들 다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공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공연과 보기도 어렵지만 다시 만나기도 어려운 공연. 제인 버킨의 이번 공연은 분명 후자에 속한다. 50대 이후에도 30~40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매혹적인 라이브를 선보이는 제인이지만, 전세계를 순회하는 투어는 드물었다. 뿐만 아니라 세르쥬의 곡과 자신의 곡들을 동시에 선사하는 무대는 두 번 다시 없을 지도 모른다. 무려 8년만에 내한이면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하게 되는 제인 버킨의 이번 무대를 놓치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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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버킨과 즐긴 서울속 파리여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바로 앞에 에펠탑이 보인다. 옆에는 센 강이 흐르고 있다. 저만치 샹젤리제 거리가 손짓한다. 저 골목만 돌면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오르세 미술관과 퐁피두 센터도 관객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저 멀리에는 몽마르트 언덕이 아른거린다.

프랑스 파리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도 그곳이 오롯하게 느껴졌다. 프랑스의 가수 겸 영화배우 세르주 갱스부르(1928~1991)의 흔적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8년 만에 한국팬들을 만나는 '프렌치 팝의 아이콘' 제인 버킨(66)의 예언은 적중했다. 사전 e-메일 인터뷰에서 "1960년대 파리의 거리를 세르주 함께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라는 말 그대로였다.

22일 밤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버킨의 단독 콘서트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가 펼쳐진 2시간은 서울이 아닌 파리의 밤과도 같았다.

'레퀴엠 푸르 오 콩(requiem pour un con)'으로 출발한 이날 공연은 '세 프티 리앙(ces petits riens)' 등 갱스부르의 노래로 넘실댔다.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주의 앨범 '이스트와르 드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1971)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 공연이기 때문이다.

버킨과 갱스부르는 삶과 음악의 동반자였다. 두 사람은 1969년 발표한 ' 주 템므… 므와 농 플뤼'(Je T'aime…Moi Non Plus) 등을 함께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다.

이날 콘서트의 절정은 '몽 아무르 베제(MON AMOUR BAISER)'를 부를 때였다. 1층 객석을 누비며 팬들의 호응을 산 버킨은 심지어 2층까지 올라와 팬들을 열광케 만들었다. 순식간에 공연장에 운집한 1000여명은 버킨의 동선을 좇으며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그녀에게 감탄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일본인 주축의 4인 밴드가 힘을 보탰다. 드럼, 바이올린, 트럼펫, 피아노 등 단출한 구성이었으나 어느 공연보다도 사운드는 풍성하고 따뜻했다. 공연장 로비와 무대 앞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피해를 돕기 위한 모금함이 마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버킨, 사람 자체였다. 방한 내내 스태프에게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는 그녀의 진심은 공연 내내 느껴졌다. 지금껏 본 어느 뮤지션보다도 밴드 멤버를 정성 들여 소개하고 아꼈다. 심지어 국내 공연기획사 스태프의 이름을 무대 위에서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함을 표시할 정도였다. 팬들에게는 서툰 우리말로 거듭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예순이 넘은 여자도 섹시하고 귀여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었다. 소매를 걷어 붙인 흰 셔츠와 통이 다소 넓은 검은 바지 만으로도 멋이 났다. 밝은 미소와 여유 있고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몸짓 등 오랜 기간 세계적인 톱스타로 살아온 연륜이 구석구석 묻어났다. 프랑스 억양의 영어 발음은 지적이면서도 우아했다.

그렇게 버킨은 나이 듦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안기게 만들고 무대를 떠났다. 영화배우와 '버킨 백'의 창시자로 유명한 그녀의 모습은 전체의 일부분이었다는 점이 새삼스러웠다.

한편 이날 콘서트는 가수 이효리(33)·이상순(38) 커플, 싱어송라이터 정재형(42), 모델 겸 가수 장윤주(32) 등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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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버킨, 세월 잊은 67세 女가수의 ‘열정적 무대’

‘프렌치팝 대표주자’ 제인 버킨 서울 콘서트 폭발적 무대매너 객석 압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와 절망을 위로하는 이 상투적이고 허망한 말이 진실임을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 22일 밤,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제인 버킨의 단독 콘서트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 공연은 마치 파리 세느 강변의 한 카페에서 와인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잘 숙성된 와인처럼 ‘세월’이 저주가 아니라 축복임을 느끼게 해주는 무대였다.

밥 딜런 등 노년의 가수들의 내한 공연에서 갈라진 목소리나 너무 쇠락한 외모에 실망한 이들은 올해 67세인 제인 버킨의 공연을 앞두고 “할머니가 제대로 목소리를 낼까?” 우려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레퀴엠 푸르 오 콩(requiem pour un con)’으로 출발한 이날 공연은 ‘세 프티 리앙(ces petits riens)’ 등 그의 남편이었던 갱스부르의 노래로 수를 놓았다. 버킨이 커버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주의 앨범 ‘이스트와르 드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1971)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 공연이기 때문이다.

 

 

 

흰 셔츠에 헐렁한 검정바지, 납작한 구두 차림에 수시로 흘러내리는 단발머리를 만지며 노래하는 그는 무심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프렌치 시크’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단 한 벌의 옷으로, 단 한명의 보조출연자도 없이 혼자 노래하는 데도 2시간이 전혀 지루하지도, 무대가 초라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는 때론 무대에 주저 앉아 갱스부르와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그는 보들레르 같은 음유시인이었어요. 아,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자크 시라크 등 프랑스 명사들의 평가죠”라며 20년 전 타계한 그를 추억했다.

 

이날 콘서트의 절정은 ‘몽 아무르 베제’(mon amour baiser)를 부를 때였다. 버킨은 무대에서 내려와 1층 객석을 누비다가 2층까지 올라왔다. 열광한 팬들이 악수를 청하면 일일이 손을 잡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대도 개의치 않았다. 소녀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깡총깡총 뛰기도 했다. 주름지거나 땀이 흐른 얼굴을 극도로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여느 연예인들과는 달랐다. 영국인이면서도 프랑스 대중문화계를 휩쓴 프렌치 팝의 대표주자,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에서 그를 위해 ‘버킨 백’을 헌정할 만큼 패션계의 아이콘이기도 한 그는 지금도 긴 생머리를 휘날리던 20대 히피의 자유로운 영혼을 보여줬다.

노래만이 아니라 그의 매너도 매력적이었다. 일본 순회공연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노부, 드러머 톰 등 일본의 악단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경의를 표했다. 심지어 무대 바닥에 적어둔 국내 공연기획사 스태프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공연이 끝난 후 악단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앙코르 곡까지 모든 공연이 끝난 후 버킨을 재발견한 관객들은 줄지어 서서 버킨의 CD와 포스터를 샀다. 버킨은 칠순을 앞둔 여성도 여전히 섹시하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노래실력만큼 겸손한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봄밤, 최고의 선물이었다.

<경향신문 유인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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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버킨, 최대한 느끼고 교감했다

 

“나도 아름답게 늙었으면 좋겠다.”

22일(목)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제인 버킨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위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단지 그녀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버킨은 나이에서 나오는 기품과 함께 18살 소녀만이 누릴 수 있는 청초함, 그리고 소수 여성의 특권(?)인 교태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할 것 같은 넉넉한 미소가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공연을 보는 내내 그녀를 독차지했던 세르쥬 갱스부르에게 그저 질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흰 셔츠 단추를 서너 개 쯤 풀고 통바지를 입은 제인 버킨의 모습은 자태가 달랐다. 농염한 홍학처럼 무대에 등장한 버킨은 내레이션으로 공연의 문을 열더니 앨범을 통해 들었던 20대 때 음색과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

레게 풍으로 편곡된 ‘디 두 다(Di Doo Dah)’가 흐르자 가본 적도 없는 파리의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무대 앞쪽에 앉아서 ‘발라드 지 자니 제인(Ballade De Johnny Jane)’을 부를 때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20대의 버킨을 보는 것 같았다. 적어도 목소리와 감성만은 그랬다.

제인 버킨은 ‘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라는 공연 타이틀에 맞게 무대 위에서 세르쥬 갱스부르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갱스부르는 보들레르와 같은 예술가, 시인으로서 언어를 발명하기도 하고 아무 것도 의미 하지 않는 언어로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그 말했다. 버킨이 갱스부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마치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리는 듯한 소녀 같은 표정이었다. 갱스부르가 자신에게 준 마지막 노래 ‘아모어 되 펑트(Amour Des Feintes)’를 노래하자 아련함이 더했다. 그리고 그녀는 갱스부르의 대표작 <히스토리 지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에서 자신이 원숭이 인형과 함께 커버를 찍은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아 멜로디(Ah Melody)’를 노래했다.

제인 버킨과 연주자들은 각 곡마다 매우 풍부한 표정을 전했다. 그녀는 처연한 모습으로 ‘제인 비(Jane B)’를 흐느껴 부르는가 하면 탱고풍의 ‘쎄 프띠 리엔(Ces Petits)’에서는 격정을 전했다. ‘코즈믹 스트립(Cosmic Strip)’에서는 버킨은 바이올린 연주자와 마치 대사를 주고받듯이 노래하며 음악극을 보는 것 같은 감상을 전했다. 버킨에게는 속삭임이 노래이고, 노래가 곧 속삭임이었다.

 

이날 버킨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도쿄 공연을 함께 했던 일본인 연주자들과 무대에 올랐다. 베이스 없이 피아노와 드럼을 기본으로 바이올린, 관악기(트럼펫, 트롬본)이 어우러진 밴드는 미니멀한 사운드로도 전혀 부족함 없이 곡들을 재현했다. 이들은 단지 반주자가 아니라 버킨의 감성에 자유자재로 반응하는 밀접한 교감을 보여줬다. 연주자들을 대하는 버킨은 마치 인지한 어머니 같았다. 그녀는 “세르쥬의 곡을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노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들이 연주를 해주겠다고 흔쾌히 응했을 때 나는 너무 기뻤다”며 연주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제인 버킨은 퍼포먼스 외에 이번 공연을 열게 된 경위, 세르쥬 갱스부르에 대한 추억, 연주자 및 스태프들과의 에피소드 등 다양한 이야기 ‘수다 꽃’을 피우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자신의 로드매니저가 이번 내한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국 땅을 밟았다는 이야기부터 연주자들과 겪은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늘어놨다. 공연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할 때는 스태프, 엔지니어들 외에 공연장 악스코리아 관계자들도 빼먹지 않았다.

또한 버킨은 ‘몬 아모어 베지(Mon Amour Baiser)’를 부르는 중간 무대 밑으로 걸어 나와 1층 관객석으로 한바퀴 돌며 팬들과 악수를 나눴다. 소녀처럼 활짝 웃으며 팬들과 인사를 나누던 버킨은 급기야 2층까지 올라와 관객들과 마주했다. 그것은 다른 해외 아티스트들의 ‘서비스 정신’과는 다른, 한국 관객들을 최대한 느끼고 함께 교감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역시 제인 버킨은 특별했다.

[유니온프레스=권석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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