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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I Love Live

20110511 - Pat Metheny & Friends

by Wood-Stock 2011. 5. 13.

팻 메스니 "한국 관객과의 소통은 환상적"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새 앨범을 막 완성했습니다. 이번처럼 앨범 전체를 다른 사람들의 음악으로 꾸민 것은 처음이고 엄격하게 솔로 기타로만 꾸민 것은 두 번째 시도입니다. 이번 앨범에는 내가 정말, 정말 사랑하는 곡들로만 채웠어요. 오는 6월쯤 발매될 겁니다."

 

 

재즈계의 거장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는 오는 5월 10~11일 '서울재즈페스티벌 2011' 공연을 앞두고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새 앨범을 이렇게 소개했다.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기타 연주로만 앨범을 꾸몄다는 그는 "매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특별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팻 메스니 & 프렌즈(Pat Metheny & Friends)'란 이름으로 그와 각별한 사이의 재즈 아티스트들인 게리 버튼, 스티브 스왈로우, 안토니오 산체스와 함께 협연하는 것.

그는 이번 공연이 한국 팬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무대라고 했다.

 


"게리 버튼과 스티브 스왈로우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영웅이자 동시에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뮤지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토니오 산체스는 그의 세대에서는 가장 훌륭한 드러머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협력자 중 한 명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과거에 여러가지 다른 조합으로 함께 연주해 왔는데, 이 조합으로 한국에서 함께 연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나의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가서 공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번 공연이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는 특히 게리 버튼과의 인연이 자신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내가 19살에 게리 버튼의 밴드에 합류하게 된 것은 내가 비틀스에 들어가는 기회를 가진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게리 버튼 밴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룹이었어요. 나는 그들이 하는 모든 것들을 관심 깊게 따라했고 그들의 모든 앨범을 소장했지요. 게리 버튼은 내게 가장 중요한 영웅이자 지도자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게리 버튼은 현시대에 가장 위대한 즉흥 연주자이며 천재 뮤지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와 함께 연주할 때마다 황홀합니다."
그는 "한국에서의 공연은 매번 나에게 가장 멋진 일이고 한국 관객들과의 소통은 환상적이다"며 이번 내한 공연을 위해 특별한 연주를 준비했다고 했다.

"예전에 나의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던 곡들도 선보일 예정이지만, 그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한 곡들도 준비하고 있어요. 듀엣으로도 연주하고 트리오 세트로도, 또 네 명이 함께 모여 연주하기도 할 텐데,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네 명의 음악적인 연결과 서로에 대한 이해를 잘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이 특별한 경험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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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메스니와 친구들'의 찬란한 재즈 무대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재즈계의 거장 팻 메스니(Pat Metheny)와 그 친구들이 서울에서 찬란한 재즈의 향연을 펼쳤다. 서로를 깊이 존경하고 아끼는 이들의 무대는 따뜻하기도 했다.

10~11일 팻 메스니는 그간 자신의 음악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준 친구들인 게리 버튼(Gary Burton), 스티브 스왈로우(Steve Swallow), 안토니오 산체스(Antonio Sanchez)와 함께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두 차례 공연했다.

지난해 6월 초 내한 공연했던 메스니는 1년도 채 안 돼 재즈계에서 이름을 떨친 이들과 처음으로 함께 한국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공연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11일 오후 8시를 조금 넘겨 나타난 메스니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로 인사한 뒤 영어로 "한국은 내가 가장 공연하고 싶어하는 장소들 중 하나"라며 "한국에서 그동안 여러 번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엔 내가 사랑하는 뮤지션들과 함께여서 더욱 특별하고 여러분들에게도 특별한 공연이 될 것"이라며 베이시스트 스왈로우를 소개했다.

메스니와 스왈로우의 협연으로 첫 곡 '하우 인센서티브(How insensitive)'가 시작됐다.

스왈로우는 젊지 않은 나이에도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서 혼신을 다해 코드를 짚어나갔다. 세월의 무게와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이어 드럼 주자인 산체스가 합류했다. 네 명 중 가장 젊은 데다 메스니 트리오의 일원으로 오래 활동해온 그는 힘과 정교함에 있어서 탁월한 연주를 선보이며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 명이 함께 '고 겟 잇(Go Get It)'을 연주한 뒤 의외의 연주자가 등장했다. 한국인 기타리스트 잭 리(Jack Lee)로, 메스니는 "몇 년간 알고 지낸 한 훌륭한 한국 뮤지션에게 협연을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무대에 나온 잭 리는 메스니를 비롯한 3명의 연주자들과 함께 '더 레드 원(The Red one)'을 연주했다.

이어 무대 가운데에 비브라폰이 설치된 뒤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연주자"라는 메스니의 찬사와 함께 버튼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환상적인 비브라폰 선율이 울려퍼졌다. 버튼과 비브라폰은 물리적으론 떨어져 있었지만, 마치 한 몸으로 연결돼 있는 것처럼 물흐르듯 연주가 이어졌다.

이날만큼은 친구들에게 주연 자리를 내준 메스니는 겸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서 비브라폰과 드럼과 베이스의 연주에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듯 살며시 기타 화음을 넣었다. 버튼 역시 자신이 연주를 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옆으로 비켜 서 드럼이나 기타가 주목받도록 배려한 뒤 인자한 표정으로 친구들의 연주를 지켜봤다.

악기를 모두 오손도손 붙여놓고 겨우 1~2m 간격만 두고 가까이서 연주하는 이들의 무대는 그야말로 '친구들'끼리만 만들어낼 수 있는 아늑한 무대였다. 메스니와 버튼의 듀엣 공연은 메스니의 기타줄이 끊어지기도 할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였다.

마지막곡으로 '퀘스천 앤드 앤서(Question and Answer)'가 끝난 뒤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앙코르곡 '오픈 유어 아이스(Open your eyse)'가 마무리되자,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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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빗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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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메스니와 게리 버튼의 꿈결 같은 대화

 

[유니온프레스=권석정 기자] 서울재즈페스티벌이 5회째를 맞았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지난 5년간 재즈와 非 재즈 뮤지션들을 적절히 배합한 라인업으로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세르지오 멘데스, 팻 메스니 트리오, 크루세이더스, 크리스 보티, 등이 행사를 통해 한국을 찾았고 훵크 밴드 타워 오브 파워의 공연은 특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올해 페스티벌에는 팻 메스니 & 프렌즈, 카산드라 윌슨, 게이코 리, 박칼린이 무대에 올랐다.

‘팻 메스니 & 프렌즈’라는 공연 타이틀은 행사 전부터 재즈 팬들 사이에서 약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르는 게리 버튼(비브라폰), 팻 메스니(기타), 스티브 스왈로우(베이스), 안토니오 산체스(드럼) 등은 사실 게리 버튼 퀄텟의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라이브를 해온 멤버들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이들의 라이브가 담긴 앨범 <퀄텟 라이브(Quartet Live)가 게리 버튼 퀄텟의 이름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몇몇 재즈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의 타이틀이 단순히 홍보용일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한 프라이빗커브의 관계자는 공연 전 유니온프레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존 게리 버튼 퀄텟과 달리 팻 메스니가 직접 호스트를 맡게 되며 공연의 내용 역시 팻 메스니 측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과연 그럴까’하는 의구심으로 11일 공연장을 찾았다. 그런데 실제로 이날 공연은 팻 메스니의 레퍼토리가 게리 버튼 퀄텟의 곡보다 우의를 점했다.

 

ⓒ 프라이빗커브

 

무대에 등장한 팻 메스니는 “여러 번 한국에 왔지만 이번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멤버와 오게 돼 너무 좋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먼저 스티브 스왈로우와 듀오로 카를로스 조빔의 ‘하우 인세서티브(How Insensitive)’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다잡아갔다. 메스니는 특유의 흡입력 있는 멜로디로 솔로를 전개하다가 반음 어보이드 노트를 통한 불협화음으로 임팩트를 선사했다. 피크를 사용하기로 유명한 스왈로우는 어쿠스틱 베이스로 유려한 스윙감을 선보였다.

스왈로우는 워킹 베이스와 함께 기타 아르페지오와 같은 섬세한 컴핑을 구사했다. 솔로에서는 고음부의 프렛을 주로 연주해 마치 메스니와 두 대의 기타를 연주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스탠더드 ‘마이 로맨스(My Romance)’에서는 정석적인 워킹으로 편안함을 전했다.

이어 안토니오 산체스가 무대에 등장해 트리오로 ‘브라이트 사이즈 라이프(Bright Size Life)’를 연주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메스니는 자코 패스토리우스, 데이브 홀랜드, 리처드 보나,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등과 이 곡을 연주한 바 있는데 스왈로우의 연주는 오버 없이 이성적으로 흘렀다. 편안한 솔로를 계속 들려준 팻 메스니는 안토니오 산체스와 듀오로 연주한 ‘(고) 겟 잇((Go) Get It)’에서 격정을 토했다. 베이스가 빠지자 그는 더욱 프리한 솔로로 자유롭게 내달렸다.

이날 공연에는 한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팻 메스니와 ‘레드 원(Red one)’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번 협연은 메스니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는데 아마도 잭 리가 공식적인 무대에서 메스니와 연주한 최초의 한국인이 아닌가 여겨졌다.

 

ⓒ 프라이빗커브


팻 메스니의 레퍼토리가 50분 정도 흐른 후 게리 버튼이 합류해 비로소 본 공연이라 할 수 있는 게리 버튼 퀄텟의 연주가 시작됐다. 메스니는 게리 버튼에 대해 “단순히 훌륭한 뮤지션이 아니라 재즈를 통틀어 최고의 뮤지션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많은 이들이 비틀즈를 좋아하는 밴드로 꼽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언제나 게리 버튼 퀄텟이었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은 언젠가 게리 버튼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로소 진용을 갖춘 이들은 칙 코리아의 곡 ‘시 저니(Sea Journey)’로 연주를 시작했다. 버튼의 영롱한 음색이 메스니의 몽롱한 음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버튼의 연주는 날렵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졌다. 그는 한 치의 오차 없이 테마와 임프로비제이션을 선보이며 이성적인 연주를 이어갔다. 이들은 칼라 블레이의 곡 ‘신드롬(Syndrome)’에서 강렬한 인터플레이를 선사이더니 ‘나카다(Nacada)’에서는 아름다운 보이싱을 통해 가슴을 아리게 했다. 메스니와 버튼의 연주는 청자로 하여금 무언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만큼 선율이 유려하게 흘렀다.

앨범 <퀄텟 라이브> 수록곡을 연이어 연주한 게리 버튼 퀄텟은 팻 메스니의 데뷔작에 수록된 ‘언퀴티 로드(Unquity)’를 새롭게 해석해 들려줬다.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베이스가 전면에 나선 원곡과 달리 버튼이 체마를 연주하자 색다른 매력이 전해졌다. 이들은 잘 짜인 연주를 통해 원곡의 다이내믹함을 재현했다. 메스니는 “내 데뷔작의 실질적인 프로듀서는 게리 버튼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1집은 전혀 다른 앨범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라이빗커브


팻 메스니는 짐 홀, 브래드 멜다우와 듀오로 연주했던 곡들을 게리 버튼과 둘이서 재현하기도 했다. ‘사운드 오브 워터(Sound Of Water)’에서는 메스니의 42현 피카소 기타와 버튼의 비브라폰이 아찔한 화음을 이뤘다. ‘섬머타임(Summertime)’에서는 메스니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달려가는 스트로크’를 연주하자 버튼이 원곡의 테마를 이어갔다. 스트로크 중 1번 줄이 끊어지자 메스니는 임기응변으로 연주를 이어가다 멈추더니 “줄이 끊어졌다. 한곡을 더 연주하겠다”며 조빔의 ‘그란데 아모어(Grande Amor)’를 들려줬다.

이날 공연은 게리 버튼 퀄텟의 진면목을 체험해봄과 동시에 팻 메스니의 레퍼토리를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이들은 각각 오랫동안 투어를 했던 멤버인 만큼 완성도 있는 협연을 들려줬으며 특히 메스니와 버튼의 조화는 가히 대단했다. 이들은 듀오 작업을 즐겨온 연주자들이기에 둘이서 앨범을 내도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사제 관계를 넘어선 농밀한 교감이 담긴 또 다른 마스터피스가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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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JAZZ! - 재즈칼럼니스트 황덕호의 허비 행콕과 팻 메스니 내한공연 관람기

재즈 전설의 전율, 그들은 젊었다!

 

이번 주는 국내 재즈 팬들이 선택을 놓고 수 없이 갈등했던 '고민주간'이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팻 메스니와 친구들 Pat Metheny & Friends'이 5월 10~11일에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내한공연을 가졌고 메스니가 공연을 하고 있던 첫째 날, 그곳에서 불과 7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허비 행콕 이매진 프로젝트 밴드 Herbie Hancock Imagine Project Band'가 연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 할만 했다.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이후 재즈를 가장 혁신적으로 변모시켰던 건반주자인 행콕과 1970년대 후반 재즈기타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 연주자 메스니 사이에서 재즈 팬들의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11일에 관람한 '팻 메스니와 친구들'의 무대에서 특별히 궁금했던 점은 이 밴드의 정체였다. '친구들'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게리 버턴, 스티브 스왈로, 안토니오 산체스는 메스니를 포함해서 모두 게리 버턴 사중주단의 일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난 2007년부터 이들은 게리 버턴의 리드아래 함께 활동해 왔는데 갑자기 한국 공연에서는 그 이름이 '팻 메스니와 친구들'로 바뀐 것이다. 그것도 '세계 초연'이라는 거창한 홍보와 함께. 그것은 혹시 국내에서 메스니의 특별한 인기를 이용한 편법은 아닐까, 정말 그들은 이름에 맞는 전혀 다른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하지만 기우와는 달리 '팻 메스니와 친구들'은 '가명(假名)'의 밴드는 아니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 이름은 메스니를 중심으로 한 음악회 프로그램 제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메스니는 함께 활동하는 게리 버턴 사중주단의 멤버들을 하나하나씩 무대로 초대해 함께 2중주를 들려주면서 정규 사중주단의 음악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음악을 만들어 냈고 공연의 후반부에는 모두 모여 게리 버턴 사중주단의 레퍼토리를 연주했다. 사실 이들 멤버들은 그저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감춰지기엔 터무니없는 명인들이다. 모두들 자신의 밴드를 갖고 있고 솔로이스트들이며 버턴과 스왈로는 그 경력이 반세기에 이른다.

 

특히 잠시 연주를 쉬면서 무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버턴의 모습은 기이한 느낌을 자아냈다. 단정하게 빗은 머리에 검은 뿔 테 안경. 마치 정원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미국 농촌의 평범한 백인 노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네 개의 말레(mallet)를 손가락에 끼고 신들린 듯 바이브라폰을 두들길 때 그는 시퍼런 두 눈으로 새로운 음악을 여전히 갈구하며 연마하는, 평소 자신의 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던 '무서운 노인'으로 돌변했다. '세시봉 친구들'보다 열 살 가까이 나이가 많은 버턴과 스왈로(1940년 생)는 어떻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의 음악을 만드는 것일까. 그들은 왜 늙지 않는가. 혹은 우리는 왜 조로하는가. 그러므로 메스니 주도의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버튼의 무대를 이전에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내게 무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게리 버턴이었다.

 

 

 

 

하루 전 날 보았던 허비 행콕은 재즈 계에서 이미 늙지 않는 뮤지션의 상징이다. 그 역시 1940년생이지만 이날 무대에서 그는 점퍼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무대 위를 춤추면서 등장했다. 이날 공연의 주제였던 '이매진 프로젝트'(전 세계의 음악을 재즈를 통해 하나로 통합하려는 상상)를 단 네 명의 편성으로 구현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였지만 흔히 볼 수 없는 행콕의 트리오 편성의 연주를 통해 그의 건반 실력을 보다 확실하게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였다. 특히 이날 행콕은 그가 1980년대 즐겨 사용했던 기타 모양의 신디사이저를 메고 나왔는데 그를 통해 연주했던 '워터멜론 맨'의 10여 분 동안의 즉흥연주는 탄성을 자아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앵콜 무대에서 벌어졌다. 박수를 받고 나온 행콕이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카멜레온'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환호를 지르며 무대 앞으로 뛰쳐나갔고 발광(發光)하는 수 백 대의 아이폰이 동시에 공중으로 치솟으면서 무대를 촬영했다. 행콕은 전혀 개의치 않고 연주에 몰입했으며 그 광경이 신기했던 밴드의 베이스 주자 제임스 지너스는 자신의 아이폰을 꺼내 오히려 객석을 촬영하면서 함께 춤을 추었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공연장에서는 그 어떤 촬영도 안 된다는 생각의 나는(심지어 아이폰도 갖고 있지 않은 나는!) 아직 쉰도 되지 않은 나이에 노인이 되어 있었고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한 행콕, 버튼, 스왈로 그리고 메스니는 여전히 청년이었다. 플래시 하나만 터져도 공연 도중 연주를 멈추고 나가버리는 키스 자렛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6월 2일 그 역시 한국 무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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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LG Art Center 공연 당시 받은 그들의 친필 Sig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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