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의 남성 판타지가 가리키는 것
이용주의 두 번째 영화 <건축학개론>에 대해 쓰려고 한다. 다들 재미있게 보지만 내 주변에선 남성 관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뜻미지근한 여성들의 반응이 좀 흥미로웠다. 남성은 여성의 판타지에 대해, 여성은 남성의 판타지에 대해 늘 야박하게 군다. <건축학개론>의 경우엔, 그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한가인의 드라마 출연작 <해를 품는 달>과는 정반대의 환상을 품고 있다. 특정할 수는 없으나 몇몇 사석에서 만난 여성들은 이 영화, <건축학개론>의 남성 판타지적 속성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었다. 그녀들이 리얼리스트라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남자들은 <해를 품은 달>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다.
일부 여성들이 제기하는 <건축학개론>에 대한 반론의 근거는 이렇다. 첫사랑 여인이 15년 뒤에 남자를 찾아온다는 설정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건 여자를 몰라서 그렇다는 요지다. 여성들이 지적하는 또 다른 비현실적 설정은 어른이 된 승민(엄태웅)과 서연(한가인)이 서로 마음을 섞은 뒤에도 끝내 동침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인데, 이는 앞서 말한 첫사랑의 여인이 찾아오는 근본설정과 비슷한 맥락으로 엮여 있다. 아마도 서구 영화에서라면 결말을 앞둔 이 대목에선 틀림없이 동침하는 장면이 들어갔을 것이다. 우리 문화권의 판타지에선 구체적인 육체적 섞임이 감정의 균일성을 깬다. 남녀간의 육체적 관계는 사랑이라는 모호한 이름의 감정이 일단 도달하는 첫 기착지인데 그들의 욕망은 한없이 연기되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이 장면에서 굳이 육체관계 묘사가 누락됐다고 본다. 이 장면에서의 생략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판타지를 위해 그게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영화에서의 남성적 판타지와 그 밖의 것에 대해 써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내 책상에는 대리언 리더의 <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라는 책이 있었다. 정신분석학적 필터로 남녀관계를 살핀 이 책에서 많은 것들을 빌려와 이 영화에서의 남성 판타지가 가리키는 우리 안의 모습에 대해 쓰려고 한다. 먼저, 첫사랑이었던 남자를 여자가 찾아온다는 설정에 대해 여자들은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자와 여자의 연애 서사는 다르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대할 때 일정한 목적론적 서사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여자와 자고 싶다는 욕망의 다른 표현일 때가 많다. 그 서사가 달성됐을 때 남자는 여자에게서 멀어진다. 그전까지 그녀와 나누고 싶어했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육체관계를 맺고 나면 좀 차분해진다. 남성의 사랑을 특징짓는 불연속성은 남자들이 한 여자와 관계가 끝난 뒤 얼마나 쉽게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남자의 사랑은 늘 변화한다. 소유욕과 의심 사이에서 동요하며 때로는 증오로 갈아탄다.
이 죽일 놈의 남성 판타지
대학 1학년생 시절의 남녀주인공과 삼십대 중반이 된 남녀주인공의 일화들을 교대로 오가는 <건축학개론>에서 남자주인공 승민의 변화를 통해 이를 짐작해볼 수 있다. 대학 시절의 승민(이제훈)은 연애에 서툴다. 음악과의 서연(수지)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에게 잘해주면서도 자기 욕망을 드러내지 못한다. 자신의 이상적 이미지를 그녀에게 투사한 승민이 그녀와 제멋대로 결별하는 것은 그녀가 승민의 건축과 선배인 잘사는 바람둥이에게 술에 취한 채 집에 실려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서연과 선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가운데 그는 그녀가 그렇게 행동했다는 데 대한 실망과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에 대한 자기 위로 사이에서 그녀를 증오하는 길을 택한다. 젊은 승민은 젊은 서연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표면적으로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른이 되어 건축가가 된 승민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의뢰하는 고객의 신분으로 찾아온 서연은 그가 처음에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또는 그런 척하는) 것에 당황한다. 서연은 그와 조심스럽게 과거의 감정을 되살리려고 시도하지만 승민의 약혼자이자 직장 후배와 동석한 자리에서 승민이 약혼자로부터 승민의 첫사랑에 대해 아느냐는, 승민의 말로는 ‘썅년’이었다고 하는 그녀의 존재를 아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로써 과거의 감정을 되살리려는 가냘픈 희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어른 서연의 마음은 식는다. 다음 장면에서 서연은 승민에게 선물하려던 넥타이를 병상의 아버지에게 선물한다.
비교적 낭만적인 톤으로 채색되어서 그렇지 과거의 승민이나 현재의 승민이나 나쁜 놈인 것만은 확실하다. 남자 입장에서 말하면 청년 승민과 어른 승민은 둘 다 제대로 사랑할 능력이 없다. 대학생 승민의 서연에 대한 구애는 뭔가 진전된 단계를 향한 달뜬 욕망과 사소한 좌절의 서사다. 건축학개론 첫 시간에 승민은 서연이 자신과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사는 집과 학교 사이의 경로를 지도 위에 표시해보라고 했을 때 승민은 서연이 사인펜을 그은 지점을 그대로 포개 그으면서 설렘을 느낀다(이 숏은 매우 에로틱하다). 서연을 동네에서 만나 건축학개론 수업 숙제인 동네사진 촬영을 함께하면서 승민은 서연이 거침없이 빈집에 들어가 노는 것을 보고 놀란다.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서연은 그 빈집을 깨끗이 청소해놓고 꽃 화분까지 갖다놓았다. 거침없이 침입하고 점령하며 거기서 살 것처럼 구는 서연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승민은 자신이 그녀의 가짜 집의 손님이라는 것에, 어쩌면 미래의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 흥분한다. 거기에는 승민 입장에서 그녀가 발신하는 어떤 허락의 느낌, 또는 착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연은 결코 자신의 마음을 내색하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이 꿈꾸는 집의 이미지나 앞으로 살게 될 생활의 터전이 정릉의 허름한 한옥이 아니라 강남의 아파트나 교외의 별장이라는 것을 밝힐 때 승민은 자그마한 좌절을 느낀다. 그때 승민은 서연의 짝이 자신이 아니라 그녀가 호감이 있다고 밝힌 같은 과의 선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품는다. 이런 식으로 승민의 달뜬 구애의 심정과 좌절은 이어진다. 승민이 처음으로 시골의 인적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에게 기대어 자고 있는 서연에게 뽀뽀를 했을 때 서연이 그걸 모르는 척 깨어나 오줌이 마렵다고, 볼일 보는 동안 망 봐달라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서연의 입장을 추론해보면 서연은 그런 승민의 마음을 다 읽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남으려는 것은 남자를 욕망하는 자신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자 남자가 너무 많이 아는 것을 막음으로써 자신에 대한 남자의 욕망이 지속되게끔 하려는 시도이다. 이게 흔히 내숭이라고 부르는 여자들의 마음의 일부일 텐데 승민은 그걸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참을 수 없다. 대다수 남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서연의 연애 서사에선 자신의 앞으로의 삶에 대한 속물적 목표만큼이나 승민에 대한 욕망이 컸을 것이다. 승민은 서연에게 아버지를 대신할 수도 있는 존재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보살펴주었듯이 승민도 그렇게 하며 아버지가 자신의 피아노 전공에 자부심을 품고 있듯이 승민도 서연의 음악 전공 배경에 존경을 품고 있다. 이제까지의 익숙한 삶을 거스르며 그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그녀가 강남 상류층 누군가와 결혼한 뒤 이혼하고 다시 고향에 돌아가려는 것처럼 그녀에게 승민은 처음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안착할 수 있는 사랑의 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서연의 연애 서사는 승민과는 다른 것이다. 나이 든 승민이 젊은 날의 서연을 ‘썅년’이라고 여기며 지워내는 척했던 것과는 달리 서연은 지워내지 않았을 것이다. 승민의 존재가 함축하는 삶의 꼴, 정릉의 오래된 삶의 흔적과 함께 있을 때 어울리는 그와의 연애는 현실에서 좌절되었을지라도 그녀 혼자만의 삶에서 자기만의 서사로 완성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게 내가 짐작하는, 여성 관객이 <건축학개론>의 첫 도입부의 만남을 남성적 판타지라고 폄하하는 이유이다. 여자들은 남자들만큼 즉자적이지 않으며 남자들이 보이는 사랑의 불연속성에 비해 훨씬 영속적인 사랑의 감정을 갖고 있다. 서연이 환상 속의 인물인 것은, 그녀가 자기만의 연애 서사를 홀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나이 든 자신의 모습으로 다시 첫사랑 남자를 찾아가 그 서사를 현실 속에서 완성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현실 속의 여자라면 그런 식으로 연애 서사를 마무리짓지 않을 것이다. 스무살의 풋풋하게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적당히 마모된 삼십대 여성의 모습으로, 그것도 결혼에 실패한 것과 속물적 계산이 어그러진 것에 좌절하면서 술에 취해 어른이 된 첫사랑 남자 앞에서 육두문자를 해대는 그런 여자로 서사를 이어서 꾸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돈을 많이 벌었으나 적당히 불행해졌고 이로써 그녀를 욕망했다가 좌절한 어른 승민은 적당한 만족감을 얻은 만큼이나 더해지는 죄책감으로 그녀의 집을 최대한 예술적으로 완성해준다. 그리고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좋은 마음을 간직한 채 서로의 갈 길을 간다. 이게 이 영화에서의 남성적 판타지의 허구라는 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여성 입장에서 사랑의 연속성은 그 상대가 응답하지 않는 한 유지된다. 굳이 상대를 찾아가 확인할 이유가 없다. 확인하려는 건 남성적 시각이다. 남자라면 끝까지 물으려 들지 모른다. 남자에게 사랑이란 앎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고 앎으로써 상대를 접수했다고 느끼고 몸과 마음을 안다고 여기는 순간 남자의 마음은 상대에게서 멀어진다. 그럼으로써 남자는 사랑의 영속성을 깬다.
첫사랑은 맥거핀일 뿐
이런 관점에서 보면 <건축학개론>이 남자와 여자에 대해,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예상보다 적다. 그것은 주로 남성적 사랑의 판타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남녀관계의 묘사를 통한 우리 인생의 소묘라고 보기엔 다소 균형이 맞지 않고 비대칭적이다. 그게 다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건축학개론>을 꼭 첫사랑에 대한 얘기라고만 보지는 않았다. 첫사랑 소재는 우리의 마음을 스토리에 붙잡아두는 맥거핀이고 그것 이상으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저렇게 따지고 보면 이들 남녀의 주관적인 환상은 실패했다. 영화 후반부, 다 지은 집의 이층에 올라간 서연이 담을 돌아 풀밭에 누워 있는 승민의 곁에 누워서 살짝 입을 맞출 때, 젊은 시절의 뽀뽀 장면과 대구를 이루는 이 장면만으로 그들의 실패한 환상에 대한 짧은 영화적 위무는 성공한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어차피 그게 남자의 환상이든, 여자의 환상이든, 모든 환상은 실패하게 돼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 환상이 사랑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그건 어차피 실패하게 돼 있다. 모든 환상은 실패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환상이다. 이 후반부의 뽀뽀 장면은 그 실패한 환상에 대한 적절한 수위의 영화적 보상이다. 우리 삶에서 환상의 대가는 그 정도로 충분한 것이다.
대신 영화는 다른 것도 보여준다. 그 환상이 지나간 자리에서 우리는 녹슬어 남아 있는 삶의 자취를 본다. 그 삶의 자취는 우리의 실패한 환상만큼이나 누추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누추한 자리를 부숴버릴 수는 없다. 영화에서 남녀주인공 젊은이들이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면 그건 자신의 삶의 자취를 지워버리려 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출신의 서연은 서울에서 살고 싶어 하고 그것도 강남 번화가에서 살고 싶어 한다. 대학 신입생 때 그녀의 바람은 강남은 강남이되 초라한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서 사는 것으로 낙착되었다. 그녀가 지상으로 나오고자 했을 때 아마 일시적으로는 성공했겠지만 결국 그 삶의 형태를 이어가지는 못한다. 그녀는 이혼녀가 되어 제주도의 낡은 집을 개보수한다. 승민은 그런 서연을 한때나마 욕망하면서 자신의 가짜 게스 티셔츠와 초라한 집과 어머니가 운영하는 순대국밥집을 부끄러워하지만 비교적 유복해 보이는 약혼녀와 결혼을 해서 뉴욕에서 살 시기가 임박해서도 결국은 그 자신의 삶의 패턴을 바꿀 마음은 없어 보인다. 자기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도움을 받아들이라는 약혼녀의 채근을 그는 물리친다. 재개발되는 집 보상비용을 어머니가 결혼비용으로 내놓을 때 어른 승민은 울컥하며 이 집 대신 아파트로 이사가라며 어머니에게 묻는다. “이 집이 지겹지도 않아?” 어머니는 대답한다. “집이 지겨운 게 어딨어. 집은 그냥 집이지.” 환상은 환상이고 삶은 삶이다. 또는 환상이 사라지는 곳에 삶이 남는다. <건축학개론>이 진짜 마음을 건드리는 게 있다면 그 명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단단해지는 삶에의 긍정이 남는 것이다.
Cine21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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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추억 속으로`..`건축학개론`이 안긴 문화적 충격
`X세대` 부활했다.
90년 청춘문화를 다룬 드라마, 노래, 영화 등이 연이어 주목받고 있다. 첫사랑을 다룬 드라마 `사랑비`가 시청자의 관심을 받더니, 통기타 리듬의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가 음원 사이트를 휩쓸고 있다. 최근에는 90년대 학번의 첫사랑을 다룬 영화 `건축학개론`이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30대 중반에 들어선 X세대가 문화의 창작자이자 주된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X세대에 대한 관심은 `건축학개론`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흥행의 제1 동력은 X세대로 불리는 30대의 지지였다. X세대는 197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 초중반에 `나는 나`를 외쳤던 이들이다. `정의할 수 없는 세대`라는 뜻처럼 X세대는 이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영화에는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공일오비의 `신인류의 사랑`,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등 90년대 가요가 흘러나온다. 삐삐와 무스, 휴대용 CD 플레이어 등 추억의 물건들도 곳곳에 등장한다. 당시 최고 유행이던 게스(GUESS)의 짝퉁 티셔츠 `GEUSS`, 주인공 승민의 재수생 친구인 납뜩이가 입고 나오는 통이 큰 힙합바지, 하드가 1기가(1GB)인 펜티엄급 컴퓨터에 감탄하며 놀라는 장면 등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바로 말해준다.
`건축학개론`은 이렇듯 90년대 청춘문화를 꿰뚫는데, 영화의 흥행은 향후 대중문화 판도에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크송과 댄스곡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요계에 통기타를 든 버스커버스커가 `여수밤바다`를 말하고 `벚꽃엔딩`의 애잔함을 읊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장근석 윤아를 전면에 내세운 `사랑비`의 복고 정서도 이와 맞닿아있다.
▲ 1990년대 분위기를 자아내는 통기타 리듬의 노래로 각종 차트를 휩쓸고 나선 버스커버스커.
X세대의 재조명은 90년대 문화에 대한 향수로 이어진다. 과거 영화판에서 추억의 대상으로 반추됐던 시절은 거의 대부분이 1970, 80년대였다. TV 드라마도 다르지 않았다. 90년대 향수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건축학개론’이 이례적이다. 앞으로 90년대 청춘문화가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윤영미 S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첫사랑, 첫눈···. 까무룩하고 애련한 영화"라고 적었다.
이 같은 현상은 X세대가 문화의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데다가, 창작의 주체 역시 같은 시절을 보낸 이들로 같아지며 가속화되고 있다. `건축학개론`의 연출자 이용주 감독도 90학번에, 주제가를 부른 가수 김동률도 92학번이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방송인 김제동 등도 X세대 대표 주자로 트렌드와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도 한가인, 엄태웅, 김희선, 장동건, 전지현, 손예진, 하정우 등 30대가 주를 이룬다.
바람은 지난해부터 불었다. Mnet `슈퍼스타K`,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 SBS `K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은 90년대 명곡들을 다시 들려줬다. 90년대 정서를 접목한 Mnet `문나이트 90` 등도 방송됐다. 90년대 히트곡들로 복고 음악 신드롬을 일으킨 UV(유세윤, 뮤지), `슈퍼스타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의 인기 역시 90년대 어쿠스틱한 서정성에 기댄 바가 크다. 방송가에서 촉발된 90년대 복고 바람이 가요, 영화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X세대는 이 같은 최근의 분위기를 반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90년대 젊은 세대를 대변했던 X세대가 어느덧 추억이 된 현실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건축학개론`의 한 관계자도 “영화를 본 30대, 특히 여성 관객 가운데 같은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영화 `흉터`의 임우성(@rainmakerl) 감독은 "`건축학개론`과 버스커버스커 현상은 `복고`로 정리할 수 없는 `낭만`에 대한 본능적인 `열망`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1990년대를 산 젊은이들이 이제 기성세대가 돼 자신들의 지난 청춘을 추억으로 돌아보는 시대가 됐다"며 “폭발적이진 않아도 90년대 문화상품의 공급과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e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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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는 <건축학개론>, 서연은 압서방 선배와 안 잤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7가지 Q&A로 풀어본 '사랑학개론'
1. 대학생시절 승민은 순진했는가, 나름 선수였는가?
이에 대해서는 관객에 따라 '학설'이 엇갈린다. 순진하게 보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관객들이거나 자신이 승민과 같은 '찌질한' 경험을 했었던 남성관객들이다.
반면 승민과 같은 경험이 없었던 이들은 정릉 빈집에서 서연의 마음을 떠보는 거나, '압서방파(압구정-서초동-방배동)' 선배 자취방에서 서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납뜩이와의 대화 내용 등에서 미루어볼 때 완전 순진이는 아니고 나름 선수적인 면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개중에 조금 승민에게 열받은 관객들은 승민을 '븅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시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도 서연과 그렇게 이별한 승민이 '븅신'이라 여겼고, 그리하여 택시 기사아저씨에게 두들겨 맞은 게 참 '꼬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누군가 그렇게 때려줬으면 마음이 편해졌을 텐데. 현실에선 그렇게 맞을 일이 없더라.
2. 서연이 압서방 선배와 잤을까?
이는 별 중요한 게 아니지만, 그래도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연이는 술에 취했지만 길에서 압서방 선배가 입맞추려하자 두 번 거부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 집에 들어가서도 거부했을 것이고, 압서방 선배는 그렇게까지 거부하는 서연을 덮칠 정도로 미친 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서연에게 홀딱 반해있지도 않았고, 그저 괜찮다 정도로 생각하는 자였으니까. 그리고 설령 잤다한들 서연이 압서방 선배랑 그렇게 자는 거에 뭔 의미를 두겠나 싶다. 압서방 선배가 계속 거부하는 서연이를 집에 두고 그냥 씁쓸히 집을 나가 차에 가서 담배 한대 피우고 차 몰고 갔다는 생각이다.
허나 이를 두고 일부 관객 중에서는 당연히 서연이 압서방 선배와 잤을 거라 판단 내리고, 그런 상황을 그냥 두고 가버린 승민을 질타하는 반응들이 있기도 했었다. 어찌 그리 판단을 지레 내렸는지에 대해선 이 리뷰를 떠나 대한민국 사회의 성담론적인 토론이 오고가야할 문제이기에 일단은 묻어두고 넘어가기로 한다.
여하튼 분명한 건, 어찌됐든 간에 서연은 압서방 선배와 안 잤다. 이 영화의 분위기를 미루어봐도 그렇고, 둘이 잤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건 왠지 다른 영화같은 느낌으로 이 영활 보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3. 납뜩이는 첫사랑이 없었을까?
있었다고 보는 쪽과 없는데 다 경험한 것처럼 군다는 쪽, 두 '학설'이 있다. 나는 전자 쪽이다. 없는데 경험한다는 것처럼 군다고 보기엔 납뜩이의 속정이 크다. 없는데 경험한 듯 구는 게 아니라 실제 승민보다 앞서 첫사랑의 쓰라린 경험을 했던 거라 하는 게 더 '아구'가 맞다.
위대한 코미디언일수록 상처가 크듯이, 그렇게 보기만 해도 웃길 수 있는 납뜩이라는 것은 그 웃음의 아우라 뒤에 숨은 사랑의 아픔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상상해보면, 아마도 첫사랑 때문에 재수를 했을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연애하게 되면 시험을 망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나는 반대였다. 시험을 망칠까봐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냈다. 결국 시험은 잘 봤지만, 그녀는 떠났다. '븅신'같은 나. 여하튼 그건 그렇고, 그래서 납뜩이는 고등학생인 싱숭이를 좋아하는걸 테고(자기가 고등학교때 첫사랑을 해서 고등학생인 싱숭이가 그 첫사랑을 생각나게 할테니), 어쩌면 생숭이가 중3인데도 마음에 두고있는걸 보면, 납뜩이의 첫사랑이 중3때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더욱 확실하게 여겨지는 건 납뜩이의 첫사랑이 양서연처럼 이름이 좋고, '획수'도 좋은 사람이었을 것이며, 외모가 싱숭이와 비슷했을 거라는 점이다. 납뜩이는 강남패션을 은근히 추구하고, 마치 그 시절 대학의 복학생 오빠같은 느낌이 난다. 헤어스타일을 중시하는 것도 그렇고. 단추를 풀고 남방을 입는다든지 풍덩한 청바지를 입는 등의 모습이.
이걸 볼 때 납뜩이의 첫사랑은 강남에서 만났거나 강남을 선호하는 사람이었을 것이고, 대학생을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었을 거라면, 역시 고등학생 때 납뜩이가 고등학생끼리 사귀지 않았겠는가 하는 추측도 가능한 것이다.
4. 불륜을 아름답게 포장한 영화다?
불륜을 포장했다기보다 색다르게 다룬 영화다. 포장이란 속은 그대론데 겉만 바꾸는 것이다. 이 영화는 겉도 속도 바꿨다. 마치 그 세련됨이 괜찮은 미국이나 유럽영화 같은 느낌이랄까. 불륜적인 부분을 단순히 포장해온 기존의 멜로영화와는 좀 다르게 뭔가 납득이 되게 다루었다.
특히 나중에 승민과 서연이 제주도집에서 키스하는 것에 논란이 많은데, 둘은 대학생시절에도 키스했던 사이고, 단지 두 번째 키스이자 마지막 키스일 뿐인데 왜 키스를 했어야 하냐는 건 이 영화를 너무 윤리적으로 본 것이다. 세상은 너무 문란하게 볼 것도 너무 윤리적으로 볼 것도 아니다. 세상은 그냥 세상이다. 그리고 그 세상을 담는 게 영화다.
다만 한가지, 과거 버스정류장에서 대학생 승민이 대학생 서연에게 첫 키스하려다 그냥 무산되도록 했더라면, 나중에 제주도 집에서의 키스가 좀더 설득력이 있었으리란 생각은 한다. 결말을 두고 이런저런 학설들('승민과 서연이 다시 만날 것이다'하는 식의)이 있지만, 그런 학설은 불륜적인 생각일 뿐이다.
그런 생각 드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동안 하도 불륜, 막장, 이런걸 영화나 드라마 등등에서 접하고 현실에서도 접하고 그래오다 보니 웬만한 건 다 불륜, 막장을 떠올리게 된다. <디센던트>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건축학개론>, 한국영화치고는 불륜스러울 수도 있고 막장스러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제법 색다르게 잘 만들었다고 본다.
5. 서연이 'X년'인가?
서연이 'X년'이면, 승민도 'X놈'이다. 또한 X년이나 X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승민의 첫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사실은 서연의 첫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성관객들 중에 서연에게 공감하는 분도 있고, 못하는 분도 있다. 경험과 취향, 생각 차이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 차이다. 누가 맞고 틀린 건 당연히 없다. 한가지 분명한 건 우리 모두는 사랑에 서툴다는 것이다. 그 누가 사랑에 능숙할까. 사랑이란 어떤 기술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랑의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지만 그거야 연구하는 대상일 뿐이지 그런다고 사랑을 어떻게 하면 잘한다? 이런 게 나올 리가 없다. 사랑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 만큼 존재하는 게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 다르다, 사랑법은.
그래서 서로 사랑법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게 좋고, 서로의 사랑법이 어떤지 아는 게 좋고,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사랑법에 맞춰서 사랑하는 게 좋은 거다. 서연이 X년이 된 건 납뜩이와 승민의 사랑법과 서연의 사랑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서연과 승민은 서로가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얘기가 부족했다. 승민이가 서연에게 해야할 얘기들을 납뜩이에게 너무 많이 했다. 아마도 승민이는 서연보다 납뜩이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평소 우리가 친구에게 상담하는 연애의 모든 것은 사실 연애하는 그 상대방, 그 상대방에게 얘기해야 하는 것들이다.
6. 왜 다들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하는가?
이에 대해서도 다양한 '학설'이 가능하다. 일단 앞서도 언급했듯 사람마다 사랑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다 자기만의 사랑이야기를 하며 이 영화를 좋다고 하게 된다. 사랑은 사람에게 가장 사적인 영역이다. 커플끼리 문제는 제3자는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 영화가 워낙 군더더기 없게 잘 짜여져 있기에 '이런 첫사랑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도 마치 겪었던 사람처럼 만들어버린다'. 즉 영화에 완전 빠져들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다들 이 영화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보면 이 영화는 무섭다. 없는 첫사랑의 추억이나 거의 잊혀져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첫사랑의 추억을 영화 보고 나면 마음속에 되돌려놓거나 되살려놔서 집에 와서는 '기억의 습작'을 무한 반복하게 하거나 밤잠을 늦게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7. '기억의 습작'은 어떤 의미인가?
첫 번째 관람했을 때 엔딩 크레딧과 함께 '기억의 습작'이 나올 때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 당황스러움이란. 왜 하필 '기억의 습작'을 듣고 그랬을까. 이 영화에서 이 노래의 의미는 무엇일까. 혹자는 이 노래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추억이 있을법한 노래라서 영화에 쓰인 거라 하기도 했다.
또 생각해본 바로는 역시, 그 가사와 그 노래에 담긴 정서 때문이다. 이 노래 가사를 보면 어찌나 가슴 아픈지. 사랑에 대한 가사인데 짝사랑이 아닌 경우와 짝사랑인 경우로 나뉜다. 먼저 짝사랑이 아닌 경우. 서로가 서로의 마음속에 이미 들어와 있는데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면' 하고 얘기하는 거다. 이는 사랑에 대해 너무 많은걸 바래서다.
그 다음은 짝사랑인 경우. 서로가 서로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닌데 그런 사이가 되고 싶어하는 거다. 이 경우든 저 경우든 간에 그래서 가슴아프다. 그 당시엔 그래도 서로 마음속에 서로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다는 걸 모르기에 말이다. 지나고 나선 알 수 있는데. 그래서 가슴이 아픈 것 같다.
언제나 영화는 그런 적은 없어도 그럴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곤 한다. 그렇기에 <건축학개론>속 승민과 서연의 사랑도 시대와 사람을 막론하고 서로에게 있을 때 잘 하지 않으면 언제나 그렇게 겪을 수 있는 일이고, 그래서 관객들이 이 영화에 재미를 느끼는 게 아닐까싶다.
끝으로 덧붙인다.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신드롬 수준이다. <건축학개론> 신드롬. 과거 <고양이를 부탁해>처럼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멜로영화임에도 혼자 보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조조로 보는 이들도 꽤 많다.
이 외에도 이 신드롬의 특징 중 하나가 관객들이 보면서, 혹은 보고 나서 각자 상상의 나래를 펴보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14년 후 승민과 서연의 딸과 아들이 서로 친해지면서, 다시 승민과 서연이 한국에서 만나게 된다는 내용의 <건축학개론2>를 생각해냈을 정도다. 이런 상상은 본 기자만의 상상이 아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에서 '건축학개론'을 검색해보면 이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상상들이 넘쳐날것이다. 사정상 이 글에 다 옮기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건축학개론>이 따뜻한 봄날을 외롭게 보내는 이들에게 특히 오래오래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2012.4 오마이뉴스 / 서상훈 (zeli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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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 감동 다시 한번!
영화 '건축학개론'의 제주 서귀포시 세트장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위미1리에 임시 건물로 지은 세트장 '서연'(한가인 분)의 집은 각종 언론매체에 오르내리고 있고, 특히 올레 5코스와 어우러져 많은 올레꾼이 찾고 있다.
실제 기자가 찾은 20일 오전 20∼30명의 올레꾼과 관광객이 위미1리 세트장을 찾아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고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미를 감상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제작사인 명필름은 영화 흥행과 이 세트장의 인기에 힘입어 조만간 인테리어와 소품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올 10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제작사는 당초 시나리오 작업실이나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갤러리 카페로 전환하는 구상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는 건물 붕괴 위험으로 건물 내 출입이 통제됐고, 일부 바닥과 건물 벽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아련한 첫 사랑의 추억을 그린 영화 건축학개론은 15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 서연의 부탁을 받은 '승민'(엄태웅 분)이 서연의 집(위미1리 세트장)을 설계하고 지어주는 내용이다. (글ㆍ사진 = 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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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흥행질주! 건축학개론에 나온 가구에 주목한다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이 한국 멜로영화의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 그전까지 1위였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 갖고 있던 기록(313만)을 가볍게 넘겼다. 개봉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꾸준한 예매율을 유지하며 신작들 사이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되며 선전 중이다. 정통멜로 장르로는 처음으로 360만 관객의 고지를 넘어섰다.
관객들과 평론가에게 모두 호평을 받고 있는 건축학개론. 눈요깃거리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보다는 우리 모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차분하게 잘 풀어나갔다는 평이다. 수준 높은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감독이 10년간 수정을 거듭했고 4명의 주연배우들과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던 '납득이'라는 캐릭터 또한 영화의 인기에 힘을 싣고 있다.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가 주는 영화의 감동때문에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 사랑이였다' 라는 포스터문구의 울림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건축학개론이 장기흥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나왔던 소품들에 대한 인기 또한 고공행진이다. 특히 건축가인 남자주인공(엄태웅 분)이 여자주인공(한가인 분)의 의뢰를 받고 만들었던 제주도집에 있던 가구에 대한 관심은 최고다. 아름다운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영화의 소품인만큼 가구협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가구협찬을 한 업체는 몇 군데 되지만 그 중 가장 많이 협찬을 한 곳은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럭스리빙디자인이다. 럭스리빙디자인은 미국유명가구회사인 MGBW와 독점계약을 맺은 국내 유일한 업체다.
MGBW는 미국에서도 유명인사들이 애용하는 고급가구 브랜드다. 백악관에서도 즐겨찾는 브랜드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편암함이 특징이다.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섹스앤더시티, 프렌즈같이 트렌트를 주도했던 유명한 미국드라마에 협찬을 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건축학개론을 보면 장면 안에 포근하게 녹아드는 가구의 느낌을 기억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깔끔한 무채색의 가구들이 주를 이룬다. 특별한 장식이나 무늬를 넣기보다는 심플하면서 선이 가지는 미학을 살린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MGBW는 친환경을 선두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자연에서 얻은 섬유를 이용해 가구를 제작한다. 제품을 포장할 때도 재활용소재만을 사용할 정도로 친환경 경영철학이 뚜렷하다. 이미 가구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브랜드네임을 들어봤을 법하다.
제주도 집에 있던 따스한 색감의 가구들은 영화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실에서나 영화에서나 장소를 불문하고 그 매력발산을 충분히 한 셈이다. 거실 중앙에 있던 밴다이크 칵테일 테이블 (Vandyke Cocktail Table)이나 리즈 패브릭 소파(Reese Fabric Sofa), 부엌 옆에 있던 뷰 체스트 (Beau Chest)같이 MGBW의 장점을 잘 살린 가구들 모두 럭스리빙디자인에서 협찬했다. 현대와 과거가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루는 가구디자인은 쉽게 질리지가 않고 따뜻함과 정갈함을 증폭시킨다. 또한 커다란 원형무늬가 포인트로 있는 로슨체스트 (Lawson Chest) 역시 럭스리빙디자인에서 협찬한 MGBW가구다.
한가인이 소녀에게 피아노레슨을 해주는 장면에서 그랜드피아노 옆에 세워져있던 커다란 악보액자 문의가 많다. 이 역시 럭스리빙디자인에서 협찬한 액자다. 피아노레슨을 해주는 장면은 결코 길지 않지만 워낙 큰 사이즈의 액자이고 빼곡하게 차있는 음표악보는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악보액자(cacophony2-tribute to music)같은 경우에는 보통 벽에 걸어놓는게 통상적이지만 영화에서는 독특하게 바닥에 세워 색다른 느낌으로 연출을 했다.
MGBW가구는 피로에 지친 몸을 따스하게 받아줄 포용력이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하는 가구로 강남에서는 이미 선호도가 아주 높다. 모던이라는 큰 틀안에 빈티지함이 적절히 녹아있고 다양한 리빙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명품가구로서 인정받고있다. 때문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MGBW가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럭스리빙디자인에 대한 관심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럭스리빙디자인에서는 혼수패키지 상품을 최대 10~30% 세일을 하고 있다. 한정수량으로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서두르는 편이 좋다. 이미 강남가구 매장 중에서는 혼수를 준비하기 위한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MGBW가구는 럭스리빙디자인 홈페이지(http://www.luxeliving.kr)를 통해서도 쉽게 구매를 할 수 있다.
C뉴스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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