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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 여성 예술가 4인

by Wood-Stock 2009. 5. 4.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낮은산·9500원
 

아픈 세상, 아름답게 드러낸 여성 예술가들

타인의 고통 살펴 다양한 예술로 승화…소외된 삶 위로하고 희망 줘
한겨레 최현준 기자
» 비올레타 파라, 다이앤 아버스, 유잔 팔시, 케테 콜비츠(왼쪽부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낮은산·9500원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노래든, 시든, 그림이든 다르지 않다. 삶의 내밀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낸 작품 앞에 서면

누구나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커다란 웅변보다 담담한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효과를 내기도 한다. 공명, 아름다움이 가진

힘이다.

 

4명의 예술가가 있다. 칠레의 가수 ‘비올레타 파라’, 뉴욕의 사진 작가 ‘다이앤 아버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출신 영화감독 ‘유잔 팔시’, 독일의 판화가 ‘케테 콜비츠’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여성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예술가로 활동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포용력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세상을 바꿔 갔던 이들이다.

 

파라는 20세기 초 전통과 역사를 잃고 내전과 빈부 격차에 시달리던 칠레 원주민의 삶을 노래로 위로했다. 파라는 그 자신이

가난한 시골 출신으로 어린 시절 거리와 서커스단에서 노래했다.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직접 가사를 썼고, 칠레 전역을 돌며

민속 음악을 채집했다. 경직된 정치 구호가 아닌 해학과 공감으로 민중과 호흡했다.

 

훗날 유럽에까지 영향을 끼친 남미의 민중음악 혁명 ‘누에바 칸시온’(새로운 노래)의 대모로 평가받는다. 자살로 생을 마감

했지만 “삶은, 내가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소리와 언어, 문자를 주었고/ 어머니와 친구, 형제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이가

걸어갈/ 영혼의 길을 밝혀 줄 빛도 주었습니다”로 이어지는 그의 노래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Violeta Parra - Gracias a la Vida

 

 

파라처럼 다른 이들도 한결같이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슬픔과 진실을 이야기했다. 아버스는 장애인과 난쟁이, 마약

중독자와 성매매 여성 등 아무도 보려 하지 않지만 언제나 존재해 오던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물들이 정면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그의 사진들은 단순한 순간 포착을 넘어 인간 내면의 세계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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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시는 ‘흑인’과 ‘여성’이라는 편견을 깨고, 흑인으로서 겪는 적나라한 현실을 극영화와 텔레비전용 드라마로 만들었다.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등 역사의 소용돌이를 관통하는 삶을 살았던 콜비츠는 어린이와 노동자, 참전 군인들의 아픔과 슬픔을

판화로 표현했다. 타인의 아픔을 살피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켰던 이 네 명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2007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앞서 비주류 연구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과학자들과 평화와 인권을 외친 여성 사회운동가들이 책으로 묶였다. 여학생들은 잔잔한 공감을, 남학생은 이해의 폭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