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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ur/My Tour - Swiss

4-2 Luzern Festival(2)

by Wood-Stock 2007. 9. 21.

루체른 페스티발에 참석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표가 있어야 한다.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린 관계로 입장권을

구하는게 그리 수월치 않았다. 불과 사흘간의 체류 기간동안 3개의 공연 가운데 2개만 봐도 대만족이라

생각하면서 인터넷 예매를 한 결과 첫날은 수월하게 확보, 둘째날은 Completely Sold Out, 세째날은 고액권만

남아 있었다.  둘째날 티켓은 현장에서 기대해 보기로 하였으나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음악제 관객의 드레스코드... 정장 아니면 입장이 안된단다... 나는 업무 출장으로 유럽에 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아내는 정장에서 구두까지 따로 짐을 꾸려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그건 참을 수 있으나

낮에 캐쥬얼 복장으로 관광하고는 다시 호텔로 돌아가서 씻고 정장 갈아입는 패션쇼를 매일밤 치룬다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다. 그래도 규칙은 따라야 한다... 매너 좋은 한국인의 긍지를 생각해서 감수해야 했다...

 

정장 차림으로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루체른에 도착하던 첫날의 공연은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가 연주하는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와 브람스 교향곡 4번이었다. 싸게 구한 표는 나를 4층으로 안내하였고 거의 옥상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공연장은 나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경쾌함과 아기자기함을 맘껏 발휘한 샤이가 뽑아내는 멘델스존의 4번은 부제(이탈리아)처럼

이탈리아에 대한 멘델스존의 감성을 이탈리아 지휘자가 제대로 맥을 짚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브람스 4번은 브람스에 어울리지 않게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당히 도발적인 브람스였다. 

공연이 끝나고 끝없이 쏟아지는 커튼콜에 샤이는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으로 화답했다.

며칠전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보고 느꼈던 많은 것들이 뇌리를 스치면서 주체할 수 없는 흥분으로 다가왔다.

~~~ 그라샤스 샤이... 어찌 그리 내맘을 알고 ~~~

 

사실 첫날 공연은 겁먹고 카메라도 안가져 갔을뿐 아니라 처음 맞이하는 유럽 한복판에서의 정통 클래식

공연이라는 부담때문에 프로그램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혹시 실수나 하지 않을까 인터미션때도 어찌 해야

하는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등 문화적 충격에 빠진 얼빵한 동양인이었던 것이다. (정말 동양인은 없었다)

그렇게 강렬한 감동과 흥분 그러나 얼빠진듯한 상태에서 첫날 공연은 지나갔다...

 

공연장 입구에서 바라본 분수와 루체른 정경

 

 

둘째날

현장에서 확인해 봤지만 역시 Completely Sold Out!! 대체 누가 나오는데 일찌감치 매진된걸까?

빈필이었다... 그런데 지휘는 30살도 안된 클래식 음악계 돌풍의 주역 '구스타보 두다멜'이었다.

더 놀라운건 함께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피아니스트는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늦둥이 아들, 아니 거의 손자같은 녀석의 지휘에 바렌보임이 기꺼이 피아노를 연주할 정도로 두다멜의 돌풍은 거셌고

허상이 아니었다. 30도 안된 지휘자가 빈필과 함께 말러를...

 

그러나 아쉽게 그냥 돌아가지 않았다. KKL 2층에서 열리고 있는 토스카니니 회고전은 연주회를 보지 못하는

나의 갈증을 대신 채워주는 또 다른 오브제였기에...

 

토스카니니가 성질나서 부러뜨린 지휘봉 (명필이 붓을 가리겠냐만 그래도 너무 허접...)

첫번째 루체른 페스티발의 산파였던 토스카니니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세째날이자 마지막날

루체른 음악제에서 내가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은 어제 피아노를 연주했던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빈필의 슈베르트 교향곡 5번과 부르크너 교향곡 4번 '로맨틱'이었다. 분명 첫날보다 졸립고 지겨운 레퍼토리다.

첫날의 공연을 경험한 나는 카메라도 준비해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3층이다.

 

사진 찍는 내손이 그림자가 되었다...

 

 

2007.9.11(화) 19:30,  KKL 3층 5열 12번...  130스위스프랑(약 십만원)짜리 티켓...

 

 

빈필은 상임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로 유명한데 연주자들의 테크닉과 수준은 가히 세계 최정상인지라

어느 누가 지휘를 하더라도 항상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그들의 지나친 세련됨을 싫어하는 관객 또한 많다.

그날의 공연 역시 물흐르는듯한 유려한 질감과 티끌 하나 없이 다듬어진 소리로 공연장을 압도하고 있었고

부르크너의 경우 관악편성이 풍성하기 때문에 연주인원도 많아 웅장한 사운드가 KKL을 타고 흘렀다.

 

무대를 가득 채운 빈필

 

공연 후 인사하는 다니엘 바렌보임...  그는 커튼콜에 앵콜로 화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공연은 막을 내렸다. 그날 이후에도 루체른 음악제는 계속 되었고 9.16일 런던심포니, 콜린 데이비스,

예프게니 키신이 뭉친 베에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11월엔 피아노 축제가 열리고

2008년 1월엔 카라얀 스페셜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간간이 재즈 축제도 곁들여진단다...  좋겠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모두 빠져 나갔지만 나는 쉽사리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아니 싫었다...

마지막으로 공연장 옥상 전망대에 다시 올랐다... 인터미션때 음료수를 마시며 루체른 호수를 전망하던 그곳이다.

무체크 성벽의 전망보다 훨씬 좋다던 바로 그곳이다...

 

조금 있으면 꺼져버릴 분수와 이미 깜깜해진 루체른을 바라보며 생각해 보았다...

내가 죽기 전에 여기 이 자리에 다시 올 수 있을까????

 

KKL 5층 전망대에서 공연 시작 전에 찍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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