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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ur/My Tour - Swiss

4-1 Luzern Festival(1)

by Wood-Stock 2007. 9. 21.

독일에서 루체른으로 모든 여행계획을 수정하고, 융프라우를 포기할 정도로 나를 매혹시킨 아이템은 바로

루체른 섬머 뮤직 페스티발이었다. 루체른에서는 거의 1년 내내 음악제가 끊이지 않고 열리는데 이 중에서

세인들의 관심과 인기를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여름 축제이다.

 

다른 축제들이 개인 또는 악기별 축제로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면 여름 축제는 관현악 축제로 한달여에 걸쳐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 성악가들이 모여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열리는 관계로 유럽과 세계 각지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관광과 페스티발 참여를 위해

몰려들게 되어 루체른은 여러모로 수입도 올리고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품격도 올리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루체른 시내 곳곳에 나부끼는 음악제 깃발들... 루체른의 1년은 온통 음악이다...

 

원래 유럽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는 베를린에서 열리는 바이로이트 음악제와 비엔나에서 열리는 음악제가

가장 유명하고 그 전통과 명성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바이로이트가 지나치게 엄숙하고 고상하게 고착되고,

비엔나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반면 루체른은 대중적이면서도 적당한 품격을 유지하는 다양한

볼거리에 관광 및 쇼핑 프로젝트가 결합하여 매우 실속있는 축제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루체른 페스티발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휘자 토스카니니와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1932년 Luzern Festival Society가 결성되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였고 히틀러 등장 이후 비엔나 음악제가 

관제 음악제로 변질되어 버리자 이에 반발한 토스카니니중립국이던 스위스에서 1938년 개최한 순수 클래식

음악제가 지금의 루체른 음악제의 모태가 된 것이다. 이 첫번째 Gala Concert의 개최장소는 루체른 호수변의 

리하르트 바그너 박물관이 있는 야외 공원이었다.

 

바그너 박물관은 실제 바그너가 살았던 곳이자 바그너의 역작 반지시리즈의 완성을 본 곳이며 토스카니니가

주최한 첫번째 루체른 음악제 개최장소라는 역사적 가치 외에도 루체른 호수변 얕은 언더배기에 세워진 아담한

집과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음악 애호가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악기 전시관이 함께 있는데 그곳에

우리의 가야금 한대가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줄이 하나도 없었다...
 

 

바그너 박물관과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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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작지만 알찬 음악제로 명맥을 이어가던 음악제는 1998년 세계적인 건축가 쟝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멋진

공연장(KKL : Kultur und Kongresszentrum Luzern)이 루체른 호수변에 들어서고 클라우디오 아바도총기획 및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KKL (독일에서는 카카엘)의 낮과 밤

 

 

루체른 음악제 60주년에 맞추어 개장한 1800석 규모의 KKL 개장 기념 음악제에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 필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였고 그 해 겨울에 첫번째 루체른 피아노 페스티발이 시작되었으니

이때부터 루체른 음악제는 세계적인 음악제로 급부상하게 된다.

  

첨단 건축기술과 음향기술로 탄생한 KKL의 내부 (몰래 카메라치고는....)

 

 

한달여 동안 이어지는 여름 음악제 가운데 나는 루체른 체류기간 3일간 2개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아직도 그때의 감동과 흥분이 지워지지 않고 있으니....

 

 

* 공연장 뒷얘기...

 

유럽의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보면 우리와는 달리 거의 60~70대 고령층이고 나 같은 어린(?)

동양인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루체른 음악제가 열리던 KKL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연장 입구에는 사탕을 엄청나게

준비해 두고 있는데 이는 기침, 가래로 고생하는 어르신들 사탕 드시면서 잠시 참아 보라고 준비해 둔거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기침, 가래 심지어 코푸는 소리까지 엄청난 소음이 계속되었다...

 

루체른 음악제를 관람하는 동안 동양인은 거의 없었는데 두번째 공연날 드디어 일본 관객들이 대거 나타났다.

그런데 정말 눈에 확 띄게 남자는 턱시도, 여자는 기모노 차림이었다... 우리도 한복입고 공연장에 갈 수 있을까?

각 나라의 전통의상과 유럽인의 클래식 공연장 복장과는 무관하다면 아프리카인이 벗고 와도 된다는걸까???

쓸데없이 격식 좋아하는 유럽의 클래식 공연장에 나타난 일본인들의 과감한 민족주의(?)와 파격적인 도발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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