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카페와 클럽과 펍을 구분하기는 그리 쉽진 않다. 사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클럽은 밴드가 나오거나 DJ와 음악이 질펀하게 흐르면서 춤도 출 수 있는 공간으로 서울의
홍대 주변 클럽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되는데 카페와 펍은 참 구분하기 힘들다.
식사가 별도로 제공되는 곳은 카페, 술만 마시는 곳은 펍이라는 단순 정의도 있긴 하지만
별로 신빙성은 없고 그 차이는 점점 모호해져 갈 뿐이다.
런던사무소 업무를 마친 날 저녁 소장님이 주최하는 저녁식사를 한국 식당에서 마치고
들린 곳이 펍이었는데 분위기나 인테리어는 우리의 고급 호프집과 유사했지만 담소가
오가는 매우 차분하고 고풍스런 분위기였다.
< 런던 펍 내부 정경 >
이러한 펍은 런던 시내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는데 이러한 펍 가운데 유구한 역사와 유명인사의 단골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특별한 곳들은 따로 있다. 그중 대표적인 펍이 'Ye Olde Cheshire Cheese'라는 독특한
이름의 펍인데 처음 문을 연것이 1667년이니 무려 340년이나 된 곳이다.
세인트폴 대성당 부근에 있는 이곳에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펍 입구에는 이 곳을 방문했거나 자주 들렸던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과 과거 펍의 그림과 사진들이 박물관처럼 전시되어 있다.
역사적 인물들 가운데는 카알라일, 테니슨, 챨스 디킨스, 코넌 도일 같은 예술가들 외에 미국의
Theodore Roosebelt 전대통령도 있다. 다음에 런던에 가면 꼭 한번 들어가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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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특히 하드락카페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체인망을 형성하고 있는 락음악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는 유명 락스타들의 소지품, 의복 등이 전시되어 있어 매니어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 청담동의 하드락카페 서울에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무대의상이 한벌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런던이 어딘가? 비틀즈를 위시하여 Rolling Stones, Led Zeppelin, Deep Purple, Pink Floyd, Queen 등
전세계 Rock 음악 역사에 있어 가장 진보적이고 선구자적인 스타들의 산실이 아니었던가....
역시나 하드락카페 런던 내부에는 Eric Clapton, David Bowie 등 슈퍼스타들의 무대의상, 악기, 구두 등
다양한 소품들이 손때 묻지 않도록 유리방에 고이 모셔져 있다... 물론 촬영금지다.... (애석)
그런데 재미 있는건 서울 하드락카페가 젊음의 해방구인 반면 런던은 가족 단위 레스토랑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락음악에 빠져 식사를 하는 생소한 분위기는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그러니 혼자 간 나는 바에 앉아서 맥주 한잔 마시며 전시품 둘러보고 흘러간 스타들의 뮤직 비디오 보면서
회상에 잠기는 우스꽝스런 동양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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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시내 투어중엔 하드락카페, 월요일 저녁 식사후엔 런던펍, 그리고 화요일 저녁 식사후 드디어
런던의 클럽을 방문하게 되었다. 런던 시내 번화가인 Oxford Street에 위치한 '100 Club'으로 주소 지번이
100번지라 클럽 이름도 100 Club이란다.
1960년대에 문을 연 이곳이 바로 과거 Rolling Stones, Sex Pistols 같은 밴드가 공연했던 바로 그곳이다.
내가 방문하던 그날 우연히 한 인디밴드의 공연이 있었고 많은 젊은 런던클러버들이 운집해 있었다.
클럽의 벽면 곳곳에는 지금까지 100클럽에서 연주했던 밴드, 뮤지션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가슴 설레는 뉴스는 바로 Sex Pistols 첫 음반 출시 30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다는 포스터였다.
2007.10.27일(토) 100Club에서 30년만에 Sex Pistols가 재결합 한다는 뉴스라면 이건 대박인데....
펑크락을 통해 락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던 섹스 피스톨스의 난동이 벌써 30년전이라고????
섹스 피스톨스 포스터 밑에서 기념사진 한방 찍고 맥주 한모금을 길게 들이켰다.... 나만큼 늙었겠지????
관중들 사이에서 카메라 들고 락비트에 빠져들던 순간 두명의 런던 숙녀(소녀?)가 나에게 접근했다.
자기들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래서 찍어 주었다. 예쁜 얼굴 확인시켜 주었더니 내 이름을 묻는다.
얼렁뚱땅 Mr. Lee라고 했다. 이젠 악수를 청한다. 보아하니 둘은 성적소수자 계열 같기도 했다....
악수 한번 진하게 하더니 금방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음악에 빠져버리는 그녀들...
조상님이시여.... 작업에 걸린 저를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
우측 소녀는 사진보다 실물이 정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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