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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ur/My Tour - London

1-1 London Calling(1)

by Wood-Stock 2007. 9. 18.

시작부터 꼬였다. 런던행 비행기 좌석이 없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해야 한단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2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난생 처음 유럽 여행이라 촌각이 아까울 판에 공항에서 허비한다니 억울했다.

그러나 어쩌랴... 방법이 없는데.... 혹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헤맬 경우를 생각하니

억울한 것만은 아니라 자위할 수밖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터미널이 2개다)

그런데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다... 출발 하자마자 기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엔진의 사소한 결함이 발견되어 출발을 연기하고 되돌아 간단다...

 

목숨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어느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출발선으로 다시 천천히

되돌아간 비행기는 1시간이 넘도록 움직일줄 모른다. 이제 환승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맙소사...

한참을 지나 점검을 마친 비행기는 드디어 출발을 한다... 곧 이어 승무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나와 같은 환승 승객만을 골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에 차질이

없도록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다. 나는 현지 직원이 대기할테니 그 사람만 따라가란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는 대한민국을 떠나 중국, 러시아 상공을 지나 독일로 간다....

런던에서 출장업무 마친 후 2차 목적지이자 귀국행 비행기의 출발지로 가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무려 10시간 30분여만이다. 그러나 시간을 거꾸로 갔기 때문에

낮에 출발했지만 아직도 초저녁이다. 역시 승무원이 말한대로 한 독일 여성이 나를 영접한다.

피켓을 들고... 그리고는 프랑크푸르트 공항 터미널을 종횡무진 누빈 덕분에 가까스로

런던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영화 '다이하드2'에서 부르스 윌리스가 타던 청소부의

전동차를 기억하시는가? 나도 그걸 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달렸다... 

 

1시간여를 더 날아 드디어 런던 히드로 공항이다. 그런데..... 입국심사장이 난장판이다.

도착 비행기마다 입국자를 수백명씩 쏟아 내는데 입국심사원은 달랑 2명뿐이다.

토요일 밤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아니 이럴수가...

전세계에서 몰려든 인파가 꼬불꼬불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대한민국 같았으면 항의 소동에 유리창 박살나고 고성과 욕설이 오갔을텐데 여긴 너무도

조용하다... 마치 당연하다는듯이 묵묵히 줄을 서고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새치기도 없다.

이 대목에서 영국의 저력, 캐릭터의 중요한 일면을 첫발을 디디는 순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공항에서 가장 긴 시간, 무려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입국심사대에 섰다.

나에게 돌아온 질문은 달랑 2마디... 뭐하러 왔나? 얼마나 있을 예정인가? 이런!!!!!

테러 때문에 입국심사가 강화된 탓이 아니라  공항 운영시스템의 문제였던 것이다.

불과 10여초면 끝날 일을 2시간을 기다렸다니... 도대체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단 말인가???

히드로 공항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2012년 올림픽 개최예정지인

런던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취약점 가운데 하나이다...

 

나를 마중나온 사무소 직원도 덕분에 공항 밖에서 2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반갑게 만난 우리는 민박집으로 향했다... 짐을 풀고 시계를 보니 자정이다....

여장을 풀고 맥주 한잔 하기로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런던의 첫날밤은

도착 즉시 취침이었다..... Oh My God....

 

< 내가 묵었던 민박집 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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