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our/Tour - 대한민국

부암동, 백사실 계곡, 백석동천

by Wood-Stock 2009. 5. 14.
늦가을엔 부암동을 가보라
한겨레  

 

 

 

» 부암동 풍경 중의 하나, 30년 된 이발소 옆 갤러리가, 철물점 옆 카페가 서로 자기 색깔을 내면서도 어울린다.

 

겨울 같은 가을바람이 불던 토요일, 녹색 지선버스를 타고 부암동에 놀러갔다. 부암동사무소 앞에서 버스가 서면 동사무소 앞 정자에 앉아 채소나 콩을 만지는 노인들과 모자를 눌러쓴 등산객들이 먼저 손님을 맞이했다. 오른쪽으로는 오래되고 낮은 주택들이 인왕산 비탈을 따라 이어지고 왼쪽에는 역시 오래되고 낮은 상가들이 창의문 쪽을 향해 나 있는, 서울 한복판의 서울 같지 않은 동네, 서울 종로구 부암동이다.

 

부암동이 서울 같지 않은 서울이라는 건, 썩 들어맞는 표현은 아니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그래서 잎이 울창한 나무가 많으며 걸어서 30분 거리에 광화문이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 만큼 공기가 맑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이곳은 요즘 서울 같지 않다. 청와대 옆동네라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아파트는커녕 신축 주택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세우고 부수고를 반복하는 요즘 서울과도 다르다.

 

하지만 부암동은 요즘의 서울이 아닐 뿐, 시골은 더욱 아니다. 6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보급된 국민주택이 남아 있고, 70년대에 공들여 지은 첨단 주택을 아직까지 관리·유지하며 심지어 조선시대 한양의 유적까지 남았으니 오래된 서울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집집마다 굳게 잠긴 대문이 낯선 이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골목 역시 푸근한 시골 인심이라는 말보다 서울 깍쟁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려 보인다. 그래서 낡고 푸근한 시골 정취를 기대하고 부암동에 놀러오는 사람은 진가를 알아채기 전에 이미 실망해서 이 동네를 떠날지도 모른다.

 

동사무소 옆 무계정사 길로 부암동 주택가 골목을 산책하다 보면 보일 듯 말 듯 티나지 않게 자기를 드러내는 오래된 동네, 오래된 사람들의 개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파트의 도시, 서울에서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서 있는 집과 대문 구경은 말할 것도 없고 유심히 보면 문패조차 나무에 주인 이름을 한자로 써놓은 평범한 것들은 드물다. 문패에 온 가족의 이름을 다 새겼거나 기억될 만한 짧은 문장을 써놓았거나, ‘종호네 집’이라고 흰 아크릴판에 검은 글씨로 작게 새겼거나, 타일로 ‘lee’라는 성을 그렸거나, 번지수를 분홍색 플라스틱 선으로 만들어 놓았다. 크기와 규모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못 보고 지나치라는 부암동 사람들의 전언처럼 보인다.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짧은 도로변은 주택가와 다르면서 비슷한 부암동의 풍경을 보여준다. 30년 된 이발소, 20년 된 부동산, 그 못지않게 오래된 철물점과 세탁소, 미장원 사이로 변하는 부암동의 풍경이 끼어들었다. 현대적인 갤러리와 공예품점과 카페와 소품가게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발소 옆 갤러리가, 철물점 옆 카페가 서로 자기 색깔을 내면서도 어울린다. 철물점이 청계천 변의 그것처럼 간판을 현대식으로 바꾸거나 카페가 고풍스러운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것들이 빚어내는 무심한 조화야말로 서울의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풍경을 제공한다.

 

부암동 사람들의 동네 부암동이 서울 성곽 개방이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통해서 바깥 사람들에게 부쩍 알려졌다. 부암동에 오면 산에 오르는 것도 좋고 ‘최한성의 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부암동 거리와 골목을 산책해 보길 권한다. 또 다른 서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부암동 커피프린스 1호점

 

---------------------------------------------------------------------------------------------------------------------------------------------------------

 

미술관 옆 만두집, 심상찮은 이불가게…

부암동에 나들이 가면 먹고 쉬고 구경할 만한 ‘티 안 내는’ 곳곳의 명소들

 
작은 동네라 한눈에 다 들어오고 한 손에 다 잡힐 것 같으면서도 워낙 티를 내지 않는 주인들이 많은 곳이라 자칫 놓치기 쉬운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이 부암동이다. 부암동에 나들이 가면 먹고, 쉬고, 구경할 만한 명소들을 소개한다.
 
 

◎ 환기미술관

 

부암동의 터줏대감 문화공간.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가 작고한 이듬해인 1992년 아내인 김향안 여사가 세운 미술관으로 김환기가 생전에 애착했던 성북동 화실과 유사한 환경을 찾아 부암동에 자리를 잡았다. 본관에서는 김환기의 대작들을 상설 전시하며 다양한 기획전도 연다. 본관 3층 전시실에 올라가면 그림 못지않게 아름다운 인왕산의 풍경이 펼쳐진다.

(02)391-7701~2.

 

 

 

 

◎ 클럽 에스프레소

 

땀에 젖은 등산객부터 잘 차려입은 중년 부인들,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예술인들이 뒤섞여 커피를 즐기는 부암동의 대표적인 쉼터.

각 나라 원두 포대와 소품으로 어우러진 분위기도 근사하지만 역시 인기의 비결은 일주일 안에 원두를 볶아 신선함을 유지하는

커피맛이다. 보통 커피집에서 맛보기 힘든 산지의 커피도 즐길 수 있으며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내는 스콘과 머핀도 인기 메뉴다.

(02)764-8719.

 

 

◎ 손만두집

 

십여년 전 가정집 한 귀퉁이에 차렸다가 이제는 1, 2층 집 전체가 만두집이 됐지만 주말이면 줄을 서 기다렸다가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고 손으로 빚은 만두라 맛도 모양도 담백하며 매콤한 김치만두, 쇠고기, 표고버섯, 오이 등을

넣은 편수, 야채만으로 속을 채운 소만두 등의 메뉴가 있다. 겨울에는 조랭이떡을 넣은 떡만두국과 여름에는 콩국수가 추가된다.

(02)379-2648.

 

 

◎ 피치 블라썸 파라다이스

 

어쩐지 이 동네에서는 이불가게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 패브릭디자인숍. ‘그냥’ 이불가게인 줄 알고 무심코 보다가

전통적인 미감을 예사롭지 않게 연출한 베개나 쿠션에 눈이 번쩍 뜨이는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유명 패브릭디자이너인 장응복

모노컬렉션 대표가 ‘피치 블라썸 파라다이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면서 주로 작업하던 논현동이 아닌 부암동에 둥지를

틀었다고. (02)3417-0665.

 

 

◎ 치어스

 

“여기 더 유명해지면 안 되는데” 손님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방바닥 위의 2인용 밥상까지 합해도 테이블이 4개인 이곳의 자리

경쟁률이 더 높아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골뱅이, 매운탕부터 해삼, 멍게 등 메뉴판이 근사한데 “뭐가 맛있어요?” 물으면 “치킨

말고 별거 있어?”라고 사장님이 무뚝뚝하게 반응하는데 역시나 튀긴 감자와 함께 나오는 치킨 맛이 일품이다. 유일한 단점이었던

신용카드 계산도 가능해졌다. (02)391-3566.

 

 

◎ 김밥집

 

혹자는 김밥집이라 하기도 하고, 혹자는 노란집이라고도 하는 이름 미상의 초미니 카페. 워낙 좁아서 손님이 들어오면 차를

내오고 주인은 밖으로 나간다. 문 여는 시간도 주인 맘대로라 카페 유리창에 작게 적혀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 확인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도쿄 로망 산뽀>의 저자인 유종국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게릴라 콘서트 등 작은 공간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

 

 

◎ 동양방앗간

 

빨간 벽돌 위에 빛바랜 흰 페인트로 써 있는 상호가 장구한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떡집. 40년을 하루같이 새벽 6시면 문을 열고

떡을 팔아온 주인할머니의 얼굴이 곱고 선량하다. 색소나 인공감미료 등을 쓰지 않고 할머니가 직접 만든 찹쌀떡·인절미·증편·

쑥떡·백설기 등은 오후 4시만 돼도 사기 힘들 정도로 금세 팔린다. (02)379-1941.

 

 

◎ 창의문 쉼터

 

서울의 사소문 중 유일하게 제 모습이 남아 있는 곳으로 자하문은 창의문의 다른 이름. 최근 개방된 북악산 서울성곽 산책로의

출발지점이기도 해서 주말엔 등산객들로 북적거린다. 훼손되지 않은 성문의 기품 있는 모습도 멋있지만 문 위에 올라가서 가깝게

보는 북악산과 서울 성곽의 풍경도 아름답다. 클럽 에스프레소와 손만두집 사이 길에 있다.

 

 

◎ 현진건 집터

 

보은마트와 부암동 사무소 사이 무계정사길로 올라가다 보면 주택가 한가운데 황량한 빈터에 덤불이 엉켜 있어 유심히 보게

되는 곳. 그러다 눈이 멈추면 현진건 집터라고 써 있는 비석을 발견한다. 소설가 현진건이 30년대 후반 양계를 하면서 창작을

하던 시기에 살던 이곳의 고택은 집주인의 뜻으로 2003년 허물어져 문화재 보존을 둘러싼 논란을 낳기도 했다.

 

 

 

  

* 클럽 에스프레소                                       * 치어스                                                     * 김밥집

 

 

 

글·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박미향 기자 mh@hani.co.kr

 

북악 스카이웨이 야간 풍경 

 

 

창의문에서 바라본 서울 

 

===================================================================================================================

 

서울 북악산 세검정~백사실 계곡

도롱뇽 ·맹꽁이 서식하는 도심 속 비밀정원

북악산 북서쪽 창의문(자하문) 일대의 부암동은 서울의 오지마을이다. 그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덕에 시골 같은 풍경과 깨끗한 자연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 ‘도심 속 비밀정원’으로 알려진 골짜기가 숨어 있는데, 그곳이 백사실 계곡이다. 최근에는 청정지역에 서식하는 도롱뇽과 맹꽁이 등이 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이들의 자연탐험교실로도 각광받고 있다. 본래 이름은 부암동 뒷골이고, 예로부터 능금나무가 많아 능금나무골이라 불렀다.

 

백사실 계곡은 사계절 좋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무주공산에 들어온 듯한 깊은 고요와 적막함을 만날 수 있다. 탐방 코스는 세검정에서 출발해 현통사를 거쳐 백사실 계곡을 거슬러 올라 부암동으로 나오는 길이 걷기에 좋다.

 

세검정(洗劒亭)은 부암동과 홍지동, 평창동 등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사용되지만 본래는 정자 이름이다. 일찍이 연산군이 수각(水閣)·탕춘대(蕩春臺) 등과 함께 이 정자를 지어 흥청망청 놀았고 이후에는 시인, 묵객 등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의 거사 동지인 이귀·김류 등이 광해군 폐위 문제를 의논하고 칼을 씻은 자리라고 해서 ‘세검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시골 풍경… 깨끗한 자연 그대로

 

세검정 앞의 세검교에서 우회전하면 길은 홍제천을 따라 이어진다. 세검정성당을 지나면 앞쪽으로 자하슈퍼가 보이고 그 뒤로 작은 야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 산 속에 백사실 계곡이 숨어 있다. 자하슈퍼를 지나면 거대한 부처바위(佛岩)가 눈에 들어온다. 오랫동안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주민들이 꺼내 세워둔 것이다. 부처바위 뒤로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100m 정도 들어가면 작은 폭포가 나온다. 백사실 계곡의 물이 이리로 흘러온 것이다. 여기서 길이 끊긴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계곡을 건너 골목길로 이어진다. 이리저리 꺾어지는 골목을 따라 오르면 불쑥 현통사라는 절이 나타난다.

 

현통사는 좁은 터에 건물들이 바투 붙어 있는 고요한 절집이다. 대웅전 처마 밑의 풍경소리가 맑게 울린다. 현통사 입구의 오른쪽 계곡을 따르면 본격적으로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진다. 솔숲에서 맑고 청량한 공기가 몰려온다. 인적없는 이곳이 정말 서울 땅인지 의심스럽다. 이어 아름드리 고목들이 자리잡은 널찍한 터가 나오고 작은 돌다리를 건너면 정자 주춧돌과 연못터에 이른다. 이곳이 백사 이항복의 별장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서울 부암동 북악산 기슭에 있는 백사실 계곡의 맑은 물에서 올챙이들이 노닐고 있다. 서울의 중심부이면서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이 계곡은 도롱뇽, 개구리, 맹꽁이가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무계정사 아래엔 현진건 선생 집터

 

간밤에 내린 눈이 살짝 덮은 별장터는 고요하고 적막하기 그지없다. 마침 정적을 뚫고 걸어오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두 손에 검정비닐 봉지를 들고 배낭을 멨다.

 

“시장 다녀오시나 봐요?”

“네, 사진 찍으러 오셨어요?”

 

할머니는 20년 넘게 이곳에 살았다. 시장이 멀고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불편하지만 조용하고 공기가 맑아 좋다고 했다.

“그럼 구경 잘하세요.” 할머니는 자상하게 인사를 하더니 산속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별장터에서 할머니처럼 계곡을 따라 오르면 백사실마을이 나오고 왼쪽 능선으로 올라서면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진다. 부암동으로 가려면 오른쪽 길을 잡아야 한다. 떡갈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르면 ‘백석동천’이라 써진 커다란 바위를 만나게 된다. 백석은 흰 돌이 많아 붙여진 것이고 동천은 ‘신선이 노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을 일컫는다. 이곳을 지나면 말쑥한 건물들과 포장도로가 나오면서 어리둥절하다. 산길이 끝난 것이다. 잠시 신선이 사는 세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다.

 

지금부터는 골목길이다. 포장도로를 따르면 응선사를 지나 작은 언덕을 넘는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북한산 비봉능선이 장쾌하다. 이어 TV드라마 촬영지인 산모퉁이 카페에서 알봉처럼 솟은 북악산이 잘 보이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창의문에 이른다. 부암동주민센터 뒤편에는 안평대군이 지었다는 무계정사(武溪精舍) 터가 있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무릉도원을 보고 그것을 본떠 지었다고 한다. 무계정사 바로 아래엔 ‘운수 좋은 날’로 잘 알려진 소설가 빙허 현진건 선생의 집터가 있다. 세검정에서 시작해 백사실 계곡을 거슬러 올라 부암동주민센터까지 넉넉하게 2시간가량 걸린다.

 

>>> 교통과 맛집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1711, 1020, 0212번 버스를 타고 세검정에서 내린다. 걷기가 끝나는 부암동 창의문 일대는 환기미술관이 있고, 맛집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넘쳐난다. 클럽 에스프레소(02-764-8719)는 북악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즐겨 쉬어가는 곳. 자하손만두 (02-310-5024)의 만둣국은 조미료는 전혀 넣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 

부암동 백사실계곡은 서울의 비밀정원

 

 
▲서울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계곡의 정자 주춧돌, 백사 이항복의 별장터로 추정


부암동 뒷골은 창의문(자하문) 아래 골짜기에 있는 도심 속 두메마을이다. 서울 등잔 밑에 산골마을이 있는 셈이다. 조선 왕궁의 비밀정원이라 할 수 있다. 뒷골은 예로부터 능금나무가 많아 능금나무골이라 불렸다. 능금은 임금에게 진상했을 정도로 맛이 좋았지만 지금은 몇 그루 남아 있지 않다.


마을 입구에서 능금나무길을 따라가다 보면 ‘백석동천(白石洞天)’과 ‘월암(月巖)’이라고 새겨진 큰 바위 두 개를 만날 수 있다. 백석은 흰 돌이 많아 붙여진 것이고, 동천은 ‘신선이 노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을 일컫는다. 부근엔 백사(白沙) 이항복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터가 있다. 정자 주춧돌과 수백 년 된 늙은 느티나무, 그리고 연못이 남아 있다. 백석동천에서 개울 옆 오솔길이 백사실(白沙室)길이고, 계속 가다 보면 뒷골이 나온다.

 

 

 


=================================================================================================================

 

서울에 이런 곳이 다 있었네?

 

부암동에서 바라본 자하문길. 멀리 보이는 산이 북한산이다.

 

"종로 큰길은 너비가 지금의 반이었다. 이 길을 전차, 쇠수레, 말수레, 손수레, 자전거, 자동차, 인력거 따위가 다녔다. 시내 버스는 없었다. 종로에서 동대문까지는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인도나 차도가 붐비거나 복작하지 않았다. 모두가 슬슬 다녔으니까.…전차는 앞에 거치는 것이 없어도 땡땡땡 종을 치며 슬슬 굴러가고, 자동차는 이따금 빵빵 경적을 울리고 스르르르 달려갔다. 속력을 내지 않았다. 속력을 낼 수 있는 것은 자전거였다."

< 내가 자란 서울 > (글 어효선)에 실린 글의 일부다. 시대는 1950년대다. 자동차가 적었던 시절의 넉넉함이 글 속에 담겨 있다. 전차와 자동차가 속력을 내지 않고 스르르 달려갔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엔 속도를 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길이 좁았고, 지금처럼 반듯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로보다는 골목이 많았던 시절이기도 하다.

 

  

부암동 무계정사1길. 골목길을 구경하면서 무계정사까지 갈 수 있다. 

무계정사. 세종의 세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을 찾아서 별장을 지은 곳이다.

 

어느 샌가 길은 아주 넓어졌고 반듯해졌다. 그 대신 풍경은 50여 년 전과 정반대가 됐다. 사람과 자전거가 눈치를 살피며 스르르 달려가고, 자동차는 속도를 낸다.

'넓고 곧은 길이 좋다'는 고정관념이 언제부턴가 대세가 됐는데, 유명한 건축가 故 김수근은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라고 한 바 있다. 여기서 중심은 '사람'이다. 사람에게 좋고 자동차에게 나쁜 길이 좋다는 뜻이다.

조현세 건아컨설턴트 대표는 '사람의 길'이란 글에서 "'뉴타운사업'이 계속 확대되는 한 대한민국의 모든 골목길은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세계석학들이 방문하는 동경외곽 유명한 주택가 '골목길투어'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네팔
카트만두 근교 골목길 박타푸르(Bhaktapur)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람을 위한 도시를 위해서 골목길을 지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람을 위한 길… 어쩌면 '자전거'와 '골목'이 그런 점에서 궁합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평대군, 흥선대원군이 꿈을 키우던 마을

 

하루가 다르게 집을 허물고 다시 올리는 서울에서 종로구 부암동은 색다른 곳이다. 몇 십 년 전 지은 집들과 조선시대 고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오를 땐 힘들지만, 오른 뒤엔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11월 4일 세 명이 미니벨로(바퀴 지름 20인치 이하인 작은 자전거)를 타고 상명대 쪽에서 청와대쪽을 보고 자하문 고개를 올랐다. 흥선대원군 별장 사랑채와 손재형 저택이 있는 궁중요리집 '석파랑', 흥선대원군 별장인 '
석파정'을 지났다. 지금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인 석파정은 개인 소유인 탓에 일반인이 드나들 수는 없다.

석파정 길에서 곧장 가면 자하문터널이고, 오른쪽으로 비키면 자하문고개길이다. 꽤 경사진 곳이라 자전거를 타면 겨울에도 땀이 난다. 몇 분 페달을 저으면 부암동사무소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오른쪽 '무계정사길'로 가면 안평대군 별장터를 만날 수 있다.

길은 무계정사1길과 2길로 나눠진다. 1길로 가면 골목길로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한다. 2길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도로다. 단 경사가 가팔라 오르막길을 싫어하는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가능하면 부암동사무소 앞쪽에 자전거를 묶고 걸어서 올라가면 편하게 동네 구경을 할 수 있다.

 

몇 발자국만 오르면 이렇게 큰 나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큰 은행나무가 나타난다. 주위는 모두 공터이고, 공터 끝에 있는 기와집이 무계정사(武溪精舍,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다.

무계정사란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1418-1453)이 살던 별장으로,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을 찾아서 지은 곳이다. 1452년 단종 즉위 후 무계정사에서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 사람들이 흥룡지지(興龍之地)라 말하면서 역모의 땅으로 간주했다.

안평대군은 자신의 친형인 수양대군
(세조, 1417-1468)에 맞서다 패한 뒤, 사약을 마시고 죽었다. 패한 자의 집터라서 그런가, 무계정사는 쓸쓸하기 그지없다. 대문은 허술한 철문이고, 마당은 무릎까지 자란 풀이 덮고 있다. 안평대군은 무릉도원이 이곳이라면서 터를 잡았다지만, 지금 이곳에서 낙원의 흔적을 찾기란 힘들다.

무계정사 입구쪽엔 < B사감과 러브레터 > < 운수 좋은 날 > 과 같은 작품을 남긴 현진건의 집터 표지석이 있다. 집은 온데간데없이 표지석만 남아있어 쓸쓸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무계정사를 나와 다시 오르막을 타면 오래지 않아 반계 윤웅렬 별서(서울시 유형문화재 12호)가 나온다. 어느 곳엔 1800년대 말에 지어졌다고 나오지만, 이 곳 안내판엔 1930년대 지어졌다고 돼 있다. 아무튼 조선 후기 한옥 형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다시 부암동사무소쪽으로 빠져나온 뒤, 왼쪽 길을 타고 올라가면 영화와 드라마에 나온 예쁜 집들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을 오르니, 일행의 입에서 "죽겠다"는 소리가 간간히 나왔다. 그만큼 이 곳 오르막이 가파르다.(나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면 내려올 때 편하다고 말했지만, 일행 중 한 명은 '위험하다'면서 반대했다.)

 

 

 

영화 < 동감 > 을 촬영한 집 앞에서.                 드라마 < 내 이름은 김삼순 > 에서 주인공 김삼순(김선아)이 살던 집.

 

마당이 시원한 집 앞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집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한 어르신이 나와 말을 붙인다.

"어디서 오셨소?"
"홍제동서 왔습니다. 집이 예쁘네요."
"우리집이 영화 < 동감 > 촬영지였답니다. 이 집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옛날 집 모양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빌려달라고 자주 찾아옵니다. 윗 집에서 < 내 이름은 김삼순 > 을 촬영하고 난 뒤엔 한 동안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더군요."

오르막 끝까지 올라가면 < 내 이름은 김삼순 > 에서 김삼순(김선아 역)이 살던 집을 볼 수 있다. 동네 주민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 곳 주택의 평당 가격은 700만원선. 가격을 귀뜸해 준 주민은 "조용하고 경치가 좋아, 이 곳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곳 100평 주택 팔아봐야 강남 주택 40평도 못산다고 한다지만, 달리 생각하면 강남 40평으로 100평 역할을 하니 오히려 삶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이다.

배추농사 무 농사 짓는 마을, 백사실 계곡 사람들

 

부암동엔 하림각이라고 하는 아주 유명한 중화요리집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중국집'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한데, 지난 7월 3천여명이 모인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캠프 해단식이 열린 곳이 바로 하림각이다.

하림각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빌라촌 사이에 있는 조석고개길로 쭉 걸어가면 신영동(법정동은 부암동)이라는 아주
조용한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조석고개라는 이름은 창덕궁 궁녀들이 아침저녁(조석)으로 이 곳 홍제천에 와서 빨래를 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고개는 짧지만 가파른 편이라 자전거를 타고 오르면 자연스레 숨소리가 거칠어지게 된다.

 

조석고개를 넘으면 삼거리가 나오고, 삼거리엔 자하슈퍼가 있다. 가게 모양이나 주변 분위기가 꼭 영화 < 라디오스타 > 에 나오면 어울릴 만한 곳이다.

이 곳 삼거리에서 오르막을 보고 산을 타기 시작해서, 10분쯤 올라가면 백석동천(白石洞天, 사적 제462호)을 만날 수 있다. 백사 이항복의 별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해서 백사실 계곡, 또는 백사동천이라고도 불린다.

 

 

백사실 계곡 입구. 어머니 품 안에 들어온 듯 아늑하다.                                   백석동천 유적지.

 

흔히 북악산 하면 자동차 데이트길로 유명한 '북악스카이웨이'만 생각하기 쉽다. 그래선지 백석동천은 주말에도 아주 한적하다. 도심인데도 불구하고 도롱뇽, 버들치, 가재 등 1급수 어종이 산다. 사람 때를 적게 탔으니 아마 이렇게 맑은 기운을 갖고 있을 것이다.

자하슈퍼 입구쪽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한 할머니가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백석동천 간다고 하니, 이 곳에 묶어놓고 가란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이명박 찍어달라"고 말을 보태신다. '왜 이명박'이냐고 물었다. 어르신은 "경륜이 있지 않냐"고 조용히 답하셨다.

산을 타기 시작했다. 골목이 정겹다. 시멘트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벽이나 쇠창살로 모양을 낸 창문은 한 때 골목에서 흔히 보았던 것들이다. 기와를 얹은 집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이런 골목은 왠지 사람들을 푸근하게 만든다. 느릿느릿 걷는 사람들을 보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는 생각마저 든다.

절을 지나서 조금 더 산길을 타자 백석동천이 나타난다. 계곡 옆에 동그랗게 비어있는 공터가 있는데, 여기가 백석동천유적지다. 바닥에 잔뜩 깔린 낙엽들이 발길을 뗄 떼마다 바스락거린다. 유적지 주변은 공터인데다, 주위로 나무들이 호위하듯 서있어 북악산 품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백사실 지역 내 있는 16개 민가촌을 만날 수 있다. 민가에선 대부분 배추와 무 농사를 짓고 있다.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인사를 드렸는데, 한 어르신이 갑자기 불러 세운다.

"여기, 함부로 다니면 안돼.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야. 민가란 말이야. 그리고 어른을 보면 인사를 꼬박꼬박 해야지."
"그래야죠. 그래서 인사를 드렸잖아요."
"어디서 왔나?"
"홍제동에서 왔습니다."
"아 홍지동?(잘못 들으신듯) 내가 홍지초등학교 3기야. 동기생이 세 명 남았는데, 내가 그 중 한 명이야. 이 곳에선 3대째 살고 있어.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동아전쟁 참가했던 일까지 듣게 됐다. 그 때 일로 TV에도 여러 차례 나왔다며 참전증을 보여주신다. 어르신께선 82세라고 하셨는데, 참전증을 보니 79세(29년생)다. 출생신고를 늦게 했거나, 참전증이 잘못 나온 모양이다. 3대째 살고 있다니 백사실 계곡 마을의 역사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부암동은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마을이다. <
커피프린스1호점 > 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부촌이라는 점만 부각된 감이 있는데, 그것은 일부분이다. 아파트와 거대한 빌라로 상징되는 서울에서 부암동은 개인주택이 대세다.

그리고 그 개인주택은 고급주택과 서민주택이 섞여 있다. 더불어 자연도 품고 있다. 서울에서 어르신이 갑자기 불러 세운 뒤 동네 자랑을 하고, "인사 안 하냐"고 훈계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 곳이나 있을까. 부암동은, 그런 곳이다.


[오마이뉴스 김대홍 기자]

==============================================================================================================

 

서울 북악 하늘길 ‘김신조 루트’

 

 ㆍ발길 닿는 곳마다 ‘환상 조망’…산소 가득 ‘도심 속 오아시스’

서울에서 봄나들이 갈 만한 곳을 고민하던 중 서울 성북구가 ‘북악하늘길’에 3산책로를 열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 개방한 950m 길이의 2산책로에 이어 추가로 640m의 산책로를 연 것. 2·3 산책로는 일명 ‘김신조 루트’다. 1968년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할 때 온 군사 통로. 북한 개성에서 시작해 임진강을 거쳐 파평산, 삼봉산, 우이령, 북악산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우이령과 북악산 자락의 김신조 루트가 사건 이후 처음 개방됐다.

 

인왕산 산책로는 수도 없이 다녔는데, 북악하늘길은 처음이다. 지난해 금기의 땅에 가고픈 마음이 생겼지만 신분증 지참 같은 번거로운 과정과 군사 통제 지역이란 점이 걸렸다. 성북구청에 문의했더니 ‘김신조 루트’엔 신분증이고 뭐고 필요 없단다. 출발 장소를 성균관대 후문 근처 와룡공원으로 잡았다. 여기서 말바위쉼터로 올라가 숙정문안내소를 거쳐 성북천발원지(지도 참조)에서 ‘김신조 루트’를 밟을 요량이었다.

 

 


 

여행길엔 이런저런 일이 있게 마련. 일요일(7일) 오전 말바위쉼터에 이르자 안내소 문이 잠겨 있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인데, 30분 일찍 도착한 것. 기다리던 중 수십명이 우르르 패찰과 기념품을 받으며 무사 통과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직원들이라고 한다. 몇몇 시민들이 ‘규정과 원칙’이 뭐냐며 항의한다. 사무소 직원은 “VIP들은 특별 탐방을 신청하면 (시간 외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교훈은 2가지. 서울성곽길 탐방엔 신분증 지참이 필수라는 것, 또 VIP들이 오는 시간은 피해야 한다는 것. 아니면 VIP가 되거나. 4월부터는 개방 시간이 오전 9시부터니 조금 일찍 가도 좋을 듯하다.


숙정문안내소에 패찰을 반납하고 성북천발원지로 가 본격 탐방에 들어갔다. ‘김신조 루트’의 압권은 조망인 것 같다. 2산책로의 서마루-계곡마루-남마루-하늘전망대나 3산책로의 동마루, 숲속다리 전망대에선 남산, 청계산, 관악산뿐만 아니라 평창동, 북악스카이웨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망대마다 서울의 경관이 제각각 매력을 뿜어낸다. 3산책로 끝 부분에 새로 만든 ‘숲길다리’ 위에서 사진도 찍고 북악스카이웨이를 살펴볼 만도 하다.

 

서울의 ‘비무장지대’라 불릴 정도로 숲이 잘 보존됐다. 도심과 확연히 다른 맑은 공기가 코끝으로 느껴진다. 아직 쌀쌀한 날씨에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도 많아 아쉬웠는데, 완연한 봄이 오면 꼭 다시 와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전반적으로 북한산 등산로보다는 덜 가파르고, 인왕산 산책로보다는 오르막 내리막이 많다.


단점은 중간 중간 군사작전용으로 만든 좁다란 시멘트 계단이 많다는 점. 한두 시간 걷다 보니 무릎에 약간 무리가 오는 듯했다. 성북구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늘전망대에서 ‘바른걷기 강습’을 한다. 강사들이 ‘비탈길을 오르내릴 때에도 항상 발뒤꿈치부터 착지’ ‘두 무릎을 쭉 펴고 걷기’ 같은 유의사항을 담은 안내문을 나눠줬다.

 

남마루와 동마루 사이 호경암은 68년 총격전이 벌어졌던 곳. 50여개의 탄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북괴의 잔악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려는 목적으로 표지를 세웠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군대 시절 기억을 되살리려 올라온 건 아니었건만, 여러 군사시설이나 벙커니 시멘트 계단을 보며 옛 생각이 떠오르는 걸 막을 순 없었다.


숲길엔 ‘모더니즘 계열 시’로 무작정 외운,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 시비도 서 있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고교 졸업하고 나서는 처음 읽었다. 시인은 요즘의 재개발을 예견한 듯하다. 그래서 문명 비판이고, 모더니즘이란 걸 십수 년만에야 깨달으며 산을 내려왔다.

 

글·사진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경향신문
--------------------------------------------------------------------------------------------------------------


부암동 새 볼거리들 - 취향따라 골라 걷는 부암동 산책


따뜻한 봄날 부암동을 걷는다. 벌써 7~8년 전 서울의 뜨는 동네로 주목받았지만 지금 부암동을 걸어야 하는 이유. 주목과 함께 모든 게 변하는 다른 거리들과 달리 부암동은 여전히 현재와 과거가 사이좋게 어울려 있기 때문이다.


카페 ‘산모퉁이’로 향하는 길에는 정겨운 돌담이 이어진다.


종로구 부암동은 복잡한 서울의 도시여행자들에게 숨구멍이 된 지 오래다. 골목을 돌면 울창한 숲이 툭 튀어나오고 귓가에는 새소리가 울린다. 꽁꽁 숨어 있던 동네는 2007년 방송된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도시여행자들의 수첩에 단골 메뉴로 올랐다. 8년 전과 다름없이 정류장 앞에는 채소를 파는 노인이 두런두런하고 오래된 주택은 여전하다. 최근 새로 단장한 곳도 여럿이다. 그래도 가로수길이나 삼청동 등에 비하면 변화 속도는 느리다.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데다 산자락을 끼고 있어 큰 건물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작은 변화를 담은 ‘뉴부암동’ 안내서를 작성했다.

부암동 최고 전망대 산모퉁이카페서 자하미술관으로 
고요하던 백사실계곡 인기 데이트 코스로 

부암동주민센터 주변의 도로변.

A코스 조용한 명상형인 당신, 자하미술관으로

부암동주민센터의 뒷골목에는 단정한 한옥 문이 활짝 열렸다. 올해 3월에 개원한 ‘무계원’이다. 세미나, 강연, 다도와 전통음식 체험을 하는 문화공간인 이곳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본래 안평대군 별장지였던 이곳은 옛것과 지금이 섞인 부암동마냥 독특하다. 197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 하면 3곳을 꼽는다. 삼청각, 대원각, 오진암. 무계원의 대문과 안채는 오진암에서 뜯어 온 것이다. 1953년 한정식집으로 등록해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익선동의 오진암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조선말 내관 이병직이 지은 오진암은 그가 죽자 일반인에게 인수됐다. 3대까지 영업을 했으나 결국 2010년 비즈니스호텔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이 들어서면서 사라졌다. 종로구청은 팔작지붕이나 사각기둥 등의 가치를 인정해 전통문화시설로 일부 복원해 무계원으로 옮겼다. 골목길에는 낮은 숨을 뱉는 여행객의 소리만 잔잔하게 퍼진다. 헉헉 숨이 차오를 때쯤에 반계 윤웅렬 별장이 떡하니 위용을 자랑한다.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12호.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지금은 개인 소유라 들어갈 수 없으나 담벼락을 뺑 돌아 멀찌감치 보는 정취가 있다. 아름다운 70년대 녹슨 문짝도 만난다. 골목은 더 좁아지고 자하미술관은 보이지 않는다. 인내를 시험한다. 포기할 요량으로 마지막 골목만 돌아보자고 결심하자 미술관이 얼굴을 삐쭉 내민다. 사업가인 강종권(59)씨가 7년 전에 지은 미술관이지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요즘이다. 2층 난간에 서자 부암동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자락 훈풍이 볼을 쓰다듬는다. 내려오는 길에는 오를 때 지나쳤던 무계원 앞의 ‘카페 애프터유’의 시원한 유자청 주스가 기다린다. ‘어쨌거나, 1㎜’도 있다. 카페는 차만 팔지 않는다. 유학생이 만든 독립잡지 <마일스>(miles)와 주인 박선영(39)씨가 제작한 가구나 또래 예술가들이 만든 초공예품, 가방 등이 즐비하다. 박씨는 작년 가을에 이 동네로 이사 왔다. 10년 남짓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다 취미로 시작한 가구 제작이 직업이 됐다. “가구든 손 공예품이든 1㎜의 오차라도 생기면 완성이 안 된다”며 카페 이름을 설명한다. 그는 아직도 이웃 일에 참견하는 골목길 정서가 좋다.

B코스 데이트에 나선 당신, 백사실계곡으로 <커피 프린스 1호점>촬영지였던 카페 ‘산모퉁이’가 있어 여행객이 주로 찾는 산책길이다. 걷다 보면 서로 눈인사 나누는 등산객들을 여럿 만난다. 소란스러운 인파 속에 애정을 확인한다. 창의문 삼거리의 ‘계열사’(鷄熱社)는 치킨집이다. 7~8년 전에는 ‘치어스’였다. 주인 박선옥(61)씨는 “우리 집이 유명해지자 체인점 하는 이들과 분쟁이 생겼다”고 한다. 재밌는 한자 조어인 계열사와 ‘박선옥 부암동 치킨’으로 이름을 바꾸고 상호 특허를 냈다. 비탈을 오르자 뱀 꼬리처럼 길이 쭉 이어진다. 담쟁이가 빽빽하게 얽힌 담을 지나 숨을 고를 때쯤 2년 전 문 연 ‘라 카페’가 나온다. 박노해 시인이 설립자이자 상임이사인 나눔문화연구소가 운영하는 카페다. 3, 4층은 연구소, 2층은 전시장이다. 지난 5월 발표한 시인의 사진들이 걸렸다. 깜깜한 흑백의 인화지에는 아시아의 애처로운 민낯이 찍혔다. 작년에 생긴 ‘공간 291’을 빼놓을 수 없다. ‘책가도’ 연작으로 미술계에서 인정받은 사진가 임수식(40)씨가 동료 사진가 신강욱, 큐레이터, 아마추어 사진가 등 22명과 함께 ‘협동조합 사진공방’을 만들고 그 첫 작업으로 연 공간이다.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진책방과 전시장은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우리 일상에 쑥 들어온 사진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부암동과 꽤 닮았다. 쉽게 이미지를 채집한다는 점에서 평범하지만 이미지마다 철학이 다르다는 점에서 평범하지 않다. 카페 산모퉁이와 한국방송(KBS)의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의 게스트하우스를 지나자 ‘백사실계곡 입구’가 드디어 나타난다. 7년 전만 해도 인적이 드문데다 ‘웅’ 하는 바람 소리와 펄럭이는 나뭇잎에 소스라치게 놀라기 십상인 곳이었다. 지금은 그야말로 시골 장터처럼 북적인다.

부암동 서울미술관 건너편 도로에 있는 ‘앨리스의 티팟’.
8년 전만 해도 새소리만 들리던 백사실계곡은 이제 서울시민의 대표적인 쉼터가 됐다.

C코스 호기심 천국인 당신, ‘저집’으로 부암동 번화가(?)인 도로변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공방, 옷가게, 카페 등 재미난 볼거리에 푹 빠지는 여행코스다. 굳이 운동화가 필요 없다. 부암동주민센터 옆의 ‘예가구’는 가구 갤러리를 겸한 공방이다. 주인 김태원(40)씨는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정취가 좋다”는 생각에 지난해 날아들었다. 화장대와 책상을 겸한 가구 등 아이디어가 빛나는 단아한 수제 가구가 많다. 자하문터널 입구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자 부암동 서울미술관까지 10여개의 작은 옷가게와 개성 있는 카페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서울미술관 앞에서 길을 건너도 풍경은 비슷하다. 올해 4월에 문 연 ‘앨리스의 티팟’은 전세계에서 모은 수백개의 인형이 벽과 바닥, 선반을 차지한 채 손님을 맞는다. 디자이너 임선옥씨의 매장 ‘파츠파츠’와 붙은 골목길은 환기미술관으로 이어지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내 마음은 콩밭’은 에코 디자인 가방, 공예품을 팔고 드로잉 강좌도 여는, 김희(59), 박열음(28) 모녀가 주인인 공간이다. 부암동 주민인 그는 마당에서 기른 채소로 버섯덮밥 등을 만든다. “마당이 있는 집이 주는 기쁨은 참 크다.” 환기미술관을 지나 다시 번화가 도로변으로 나오면 꽃집 ‘인피오라타’, 컵케이크 집, ‘부암동 빙수집’, ‘세컨드 스토리’ 등이 줄지어 있다. 도로의 끝자락에 ‘저집’이 보인다. 젓가락(저) 전문점이다. 지난해 9월에 연 저집은 다채로운 100여가지 젓가락과 소반으로 이미 명소의 반열에 들었다. 대표 박연옥(50)씨는 “조선시대 손재주 많던 이들이 살던 곳”이라서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말한다. 고즈넉한 부암동을 잊게 하는, 마치 카페 거리로 착각하게 할 만한 순례코스다.


부암동 새 주인들 -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왔지요”


‘공간 291’의 책장. 온갖 종류의 사진 관련 서적이 꽂혀 있다.

부암동에 새롭게 둥지 튼 동네 사람들…
사진가 임수식,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정민, 여행가 김남희의 개성 넘치는 공간들

서울이 채 담아내지 못한 풍경을 가진 종로구 부암동의 정취가 좋아 자신의 둥지를 튼 이들이 있다. 임수식(40), 그는 사진가다. ‘책가도’ 연작으로 요즘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카메라로 책장을 찍어 부분적으로 한지 프린팅한 뒤 그것들을 작가가 직접 손바느질로 이어 붙인 작품이다. 서가와 문방사우 등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에서 힌트를 얻었다. 작가 김훈, 박범신, 황석영 등의 책장이 피사체였다. 작년 11월 그가 동료 사진가 신강욱, 김정회, 큐레이터 박정은, 전 캔파운데이션 실장 민은주,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뭉쳐 ‘협동조합 사진공방’을 꾸렸다. 사진이란 테마로 협동조합이 결성되는 건 드문 일이다.

사진 갤러리 겸 도서관 공간 291 - 아마추어 작가들의 열린 공간
한 편의 예술작품 같은 더 스타일링 그룹

그들의 첫 작업은 ‘부암동 29-1번지’에 사진갤러리 겸 사진도서관인 ‘공간 291’을 연 것. “처음 시작은 사소했다. 13년간 유지한 양재동 작업실을 정리하는데, 많은 사진책들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수백권이 넘는 책을 누군가와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대 사진아카데미 강사이기도 한 그는 과정을 마친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늘 전시나 작업에 관한 조언, 공간에 목말라하는 점을 떠올렸다. “사진을 전시하고 젊은 사진가를 발굴했던 대안공간 건희가 축소되고 또다른 대안공간이었던 ‘보다’가 없어진 것도 안타까웠다. (수익이나 비용 압박 등의) 부담은 줄이고 혜택은 나누는 조합을 만들자 생각했다.”

신인 작가 오혜리씨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 291’.
‘더 스타일링 그룹’에 설치된 가구와 소품.

그의 주변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였고, 현재 조합원은 그를 포함해 23명이다. 때맞춰 29-1번지는 빈 공간인 채 주인을 찾고 있었다. “사진가들에게 ‘291’은 의미가 크다. 스티글리츠의 ‘291화랑’을 떠올린다.” 앨프리드 스티글리츠는 미국 현대사진의 아버지라고 할 만큼 사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다.

공간 291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렸다. 언덕을 헉헉 오르다 만난 아담한 흰 건물은 오아시스를 만난 듯 반갑다. 쑥 들어가면 비스듬한 부암동 햇살을 받은 강렬한 색감의 사진과 눈이 마주친다. “주로 조합원들의 전시를 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데뷔 공간으로도 제공할 거다.” 현재 25일까지 작품 발표를 원하는 신인 작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3명을 뽑아 무료전시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달에 한번꼴로 작가나 평론가와의 대화도 진행한다.

“부암동은 공간으로 최고다. 상업적인 공간이 거의 없다.” 그는 공간 291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내미는 따스한 어깨가 되길 바란다. “채워지길 위해 비워진 이 공간은 쉼표다. 마침표가 아니다. 오는 이들 모두 여기서는 쉼표였으면 한다.” 사진기는 부암동 여행의 필수품. 그 사진의 아늑한 휴식처를 만든 협동조합은 지금 부암동의 새로운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이들만이 아니다. “원래 나는 강북 사람이다.” 유년을 꼬박 부암동 일대에서 보낸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정민(49)씨는 젊은 시절 내내 동네를 떠나 있었다.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돌아와 강남에 ‘스타일링큐브 아카데미’를 열어 푸드 스타일링과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가르쳤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정민씨의 부암동 공간인 ‘더 스타일링 그룹’.

음식 솜씨가 남달랐던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누가 잡아끈 것도 아닌데 음식 쪽 일을 하게 됐다. “외국에 살 때도 부암동이 그리웠고, 강남에서 일할 때도 시간이 날 때마다 부암동을 찾았다.” 마치 연어처럼 회귀해 부암동에 자신의 공간을 열었다. ‘더 스타일링 그룹’이란 문패를 달았다. 그의 공간이 자리잡은 ‘부암동 208-18번지’는 지하지만 지하가 아니다. 건물 지하에 위치하지만 한쪽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산자락에 비치는 안온한 햇볕이 들어온다. 케이터링 등 요리작업도 하고 7명 미만의 소규모 스타일링 수업도 진행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가 꿈이거나 자신의 식탁을 가족들을 위해 더 맛깔스럽게 장식하고 싶은 은퇴자들, 카페나 레스토랑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 등이 이곳을 찾는다.

공간은 오롯이 그를 보여준다. 한 편의 예술영화나 시, 설치미술을 보는 듯하다. 들머리부터 수묵화가 걸려 있고 중세풍의 긴 화덕이나, 모양이나 종류는 다르지만 색으로 통일한 전등, 숨바꼭질하기 딱 좋은 작은 공간마다 그가 살면서 모은 수천개의 소품과 그릇들이 쌓였다. 뼈대만 남기고 공간의 설계와 구성을 김씨가 작업했다. “인테리어 재료들은 좋아하는 유리, 나무, 철로만 골랐다. 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가 구성한 공간은 3년 전 출간한 <마음을 담아내는 부엌>에 잘 그려져 있다. 그의 기억에 부암동은 “순수한 카페, 돈 안 벌리는 카페”가 있던 곳이고 여전히 그에게 상업적이지 않은 동네다.

여행지 기분을 서울 하늘 아래서도 누리기 위해 부암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여행가 김남희씨도 있다. 그의 집 옥상에는 텃밭, 나무 몇 그루에 걸린 해먹이 있다. 그는 지난 15일에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여행학교’를 열었다. 전세계를 제집 드나들듯이 여행한 그가 부암동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예전에 홍대나 연남동 등에 살았는데, 그곳은 젊고 발랄한 상상력을 기웃거리기에는 좋은 곳이나 너무 도시 한가운데라서 콘크리트의 삭막함이 먼저 다가왔다. 짧은 시간은 견딜 만했지만 긴 시간은 힘들었다. 여기는 문을 열면 다른 이의 담벼락이 있고, 숲과 계곡이 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산에 나는 둘러싸여 있다.”


>>> 부암동 맛집의 다크호스들

부암동에 인파가 몰려들면서 한상차림의 한식부터 미니컵케이크, 속을 뻥 뚫어주는 빙수집까지 생겨났다. 자하손만두, 클럽에스프레소가 대표 맛집이었으나 지금은 골목마다 색다른 맛이 빼곡하다.

정영선멸치국수

정영선멸치국수 멸치국수, 비빔국수, 손수제비, ‘정영선 돈까스’ 등이 메뉴. 멸치국수는 성인 여성 두명이 먹기에도 적당할 만큼 푸짐하다. 주인 정영선씨의 이름을 딴 돈가스는 간장베이스의 흥건한 국물 소스에 잘 튀긴 고깃덩이가 담겨 나온다. (부암동 237-29/6000~3만3000원)

세컨드 스토리 차림표에는 다양한 맥주와 와인 등이 적혀 있는 카페풍의 술집이다. 하지만 ‘설화빙’이란 빙수가 매우 유명하다. 대패식으로 간 얼음은 히말라야 산맥을 통째로 먹는 기분이 든다. 천연과일 여러 종류를 섞어 만든 과일차도 인기다. 인기 메뉴다. 14년 전에 이사 온 김동환(44)씨가 주인. (부암동 260-1/3000~9만5000원. 테이크아웃 하면 1000원 할인)

소소한 풍경 정원이 있는 주택을 개조했다. 죽, 샐러드로 시작하는 한식 코스요리가 메뉴. 밀전병, 오리구이 등이 코스에 있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부암동 239-13/1만4000~5만5000원)

부암식당 40년 넘게 부암동에서 한자리를 지킨 오래된 식당. 강옥자(72)씨가 주인. “아저씨(남편)가 이 자리에서 목공소를 하고 내가 채소를 팔았었다.” 여수가 고향인 강씨가 작년 가을에 담근 김치로 시큼한 김치찌개를, 직접 담근 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만든다. (부암동 260-22/6000~2만5000원)

710 another

710 another 오후 3시에 문 여는 레스토랑. 에르딩거 둥켈, 헤페 바이스비어, 오비골드 생맥주 등과 버펄로 윙, 연어카프레세, 스파게티 등이 메뉴다. ‘710 오리엔탈 치킨’이 인기다. 최근 리뉴얼해서 모던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 (부암동 239-9/4000~3만6000원)

주인장이 직접 담근 과일청, 에그타르트 등이 있는 ‘애프터 유’, 만두집 ‘천진포자’, 맥줏집 ‘사이’, 치킨집인 ‘계열사’, 인왕산 자락의 돌덩이를 카페에 살린 ‘럼버 잭’ 등이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Tour > Tour - 대한민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서촌  (0) 2009.09.12
백두산 천지 & 장백폭포  (0) 2009.09.08
가로수길, 서래마을, 양재동 뚝방길  (0) 2009.09.03
가회동, 통의동 & 북촌(北村)  (0) 2009.05.14
서울 성곽 산책  (0) 2009.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