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의 흔적 : Heiligenstadt & Pasqualatihaus
베토벤은 독일 본에서 태어났지만 생의 대부분을 빈에서 보냈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는 평생동안 80번 정도 이사를 했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비엔나 곳곳에 베토벤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제대로 된 박물관으로 꾸며 놓은 곳은 2~3곳 정도이다.
처음 방문한 곳은 베토벤이 청각이상이라는 음악가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극도로 쇠약해진 심신을 추스르고 휴양을 위해 잠시 거주했던 곳으로 비엔나시의 북쪽에 있는 하일리겐슈타트 숲속에 있다. 이곳은 요즘 베토벤 보다는 오스트리아 전통 와인 ‘호이리게’의 주 생산지로 더 유명한 곳이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가야 하는 이곳을 찾은 것은 숲길을 거닐며 명상(악상)에 잠겨있는 베토벤 그림의 배경이자 교향곡 6번 ‘전원’을 구상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토록 아름다운 작품을 구상하는 한편 음악과의 이별, 생명의 종말 가능성에 괴로워하며 동생들에게 남긴 베토벤의 친필 유서(Heiligenstadter Testament), 그리고 베토벤의 보청기와 머리카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803년부터 1824년까지 베토벤의 청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1803년 건반을 누르면 그해 작곡한 월광 소나타가 또렷하게 들리지만 년도를 지날수록 점점...
1824년 건반을 누르면 합창교향곡이 흘러나오는데 거의 청력테스트 수준...
1802년 이 집에서 유서를 썼고, 1819년 완전히 청각을 상실했지만 베토벤은 그 후로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갔고, 1827년 비엔나 전체가 애도하는 성대한 장례식이 거행되었기에 이곳에 남겨진 결국 전달되지 않은 유서는 제목만 유서가 되고 말았지만 피폐한 심신과 생사에 대한 고뇌, 그 이후 이어지는 인류 문화유산 탄생의 분기점이자 심기일전의 원천이 되는 예술가의 중요한 흔적이기에 비엔나까지 와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베토벤의 히트곡 뿐만 아니라 Chuck Berry의 ‘Roll over Beethoven’도 들을 수 있다.
베토벤 유서의 집 가까이 있는 베토벤 산책길을 잠시 거닐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와서는 베토벤이 하일리겐슈타트를 떠나 베토벤 광팬(?)의 배려 덕분에 가장 긴 시간, 10년 정도 살면서 가장 편안하게 작곡에 매진하며 교향곡 4,5,7,8번 그리고 다수의 현악4중주, 오페라 피델리오 등 수많은 명작들을 쏟아냈던 파스콸라티 하우스(Pasqualatihaus)를 찾았다.
비엔나 국립대학 캠퍼스가 보이는 Pasqualatihaus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베토벤의 히트곡 상당수가 탄생한 이곳과 무한지지를 보내준 집주인(파스콸라티 남작)이 없었다면 과연 베토벤의 인생이나 클래식 음악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융통성이나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었던 괴팍한 성격의 베토벤이 좌절 속에 끝없는 방랑을 거듭했더라면 오디오 CD의 용량도 달라졌을까? (최초 오디오 CD 개발 당시 최대 용량은 베토벤 합창교향곡 연주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보낸 곳과 가장 안정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곳이라는 대조적인 두곳을 휩쓸 듯이 지나치면서 다시 한번 그가 인류에게 남겨준 고귀한 선물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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