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부활’로 되살아나는 ‘5월 광주’
ㆍ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공연
ㆍ시민 400명 모여 5악장 합창
오스트리아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제2번-부활’이 5·18 전야에 광주 전남도청 앞에서 ‘부활’한다. 전국 각지에서 광주에 모일 시민들의 입을 통해서이다. 광주시립교향악단은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말러 교향곡 ‘부활’의 5악장 합창 부분을 400명 시민 합창단의 목소리로 되살린다. 광주시향은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선발할 시민합창단과 함께 5월17일 저녁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말러 교향곡 ‘부활’의 4·5악장을 공연하기로 했다. 시향 연주자들을 포함하면 500명 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5·18 전야 전남도청 앞을 채우게 된다.
ㆍ시민 400명 모여 5악장 합창
오스트리아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제2번-부활’이 5·18 전야에 광주 전남도청 앞에서 ‘부활’한다. 전국 각지에서 광주에 모일 시민들의 입을 통해서이다. 광주시립교향악단은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말러 교향곡 ‘부활’의 5악장 합창 부분을 400명 시민 합창단의 목소리로 되살린다. 광주시향은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선발할 시민합창단과 함께 5월17일 저녁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말러 교향곡 ‘부활’의 4·5악장을 공연하기로 했다. 시향 연주자들을 포함하면 500명 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5·18 전야 전남도청 앞을 채우게 된다.
구스타프 말러 |
5월 광주가 말러의 ‘부활’로 거듭나게 하자는 아이디어는 광주시향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구자범씨(40)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현재 현지 오케스트라 협연을 위해 독일에 머물고 있는 구씨는 e메일 인터뷰에서 5·18 전야에 ‘부활’을 시민들과 함께 부르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활’ 5악장의 합창 부분 가사가 5·18 당시 광주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시민합창단과 함께하려는 것은 5·18이 광주만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이기 때문이며, 5·18의 의미를 알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참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민합창단을 위해 원곡의 독일어 가사를 한국어로 옮겨야 했다. 가사 번역을 도와준 사람은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이다. 김 교수는 “구자범 지휘자와 함께 광주의 한 카페에서 ‘부활’ 5악장의 가사를 번역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했다. ‘부활’ 가사의 내용이 어쩌면 그렇게 당시 시민군을 향한 심정과 닮아있을까 했다는 것이다. 교향곡 ‘부활’과 광주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말러가 숨진 날이 5월18일이다. 또한 ‘부활’ 4악장에 붙은 이름이 ‘태초의 빛(Urlicht)’인데, 광주의 도시 이름에도 ‘빛(光)’이 들어 있다.
시민합창단을 위해 원곡의 독일어 가사를 한국어로 옮겨야 했다. 가사 번역을 도와준 사람은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이다. 김 교수는 “구자범 지휘자와 함께 광주의 한 카페에서 ‘부활’ 5악장의 가사를 번역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했다. ‘부활’ 가사의 내용이 어쩌면 그렇게 당시 시민군을 향한 심정과 닮아있을까 했다는 것이다. 교향곡 ‘부활’과 광주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말러가 숨진 날이 5월18일이다. 또한 ‘부활’ 4악장에 붙은 이름이 ‘태초의 빛(Urlicht)’인데, 광주의 도시 이름에도 ‘빛(光)’이 들어 있다.
구자범 |
‘부활’은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아온 곡이다. 90분 가까운 길이로 호른, 트럼펫 다섯대에다 오르간, 혼성합창, 소프라노, 알토 독창까지 가미한 장대한 악기 편성의 곡이다. 올해가 말러가 태어난 지 150년, 내년은 말러가 숨진 지 100년째 되는 해여서 전 세계적으로도 말러를 재조명하는 분위기다. 시민합창단 참가자는 합창단 단체의 경우 서류심사만으로 뽑고, 개인의 경우 오디션을 거쳐 뽑게 된다. 오디션은 2월6일 오후 2시 광주시향 연습실에서 있으며, 2월3일까지 e메일(jay-ok@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이른 새벽 ‘부활’ 5악장을 가만히 들으며 한국어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30년 전 그 날 전남도청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만 같아 가슴이 멍멍해진다. “…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 오 그대 / 너 뜻없이 산 것 아니리 / 뜻없는 눈물도 아니리 / 빛을 따르는 자, 다 죽었으나 / 모두 다시 살아나리 … 살기 위해 죽으리라! / 살기 위해 죽으리라! / 일어나! / 자, 일어나! / 내 사랑아, 너 일어나! …”
이른 새벽 ‘부활’ 5악장을 가만히 들으며 한국어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30년 전 그 날 전남도청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만 같아 가슴이 멍멍해진다. “…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 오 그대 / 너 뜻없이 산 것 아니리 / 뜻없는 눈물도 아니리 / 빛을 따르는 자, 다 죽었으나 / 모두 다시 살아나리 … 살기 위해 죽으리라! / 살기 위해 죽으리라! / 일어나! / 자, 일어나! / 내 사랑아, 너 일어나! …”
Mahler Symphony No.2 'Resurrection' 4악장 & 5악장 Finale / London Symphony Orchestra ~ Leonard Berstein
Sheila Armstrong, soprano / Janet Baker, mezzo-soprano / Edinburgh Festival Chorus
- 김상봉 교수가 한글로 옮긴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5악장
일어나! 자, 일어나!
내 벗, 내 님,
새 아침에
영원한 생명, 영원한 생명,
그 밝은 빛, 그 빛 널 비추리.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새 날, 새 아침,
새 날, 새 아침에
네 앞에 눈부신 빛 비추리.
오 그대, 내 사랑 그대.
너 슬퍼하지 말라.
네 꿈, 오 네 꿈,
네가 꿈꾼 세상
이제 우리가 이루어 가리.
오 그대,
너 뜻없이 산 것 아니리.
뜻없는 눈물도 아니리.
빛을 따른 자, 다 죽었으나,
모두 다시 살아나리.
두려워 말라, 두려워 말라.
예비하라! 예비하라 새 삶을!
오 고통스런 내 삶,
나 외롭지 않네.
오 어두운 저 죽음,
나 두렵지 않네.
나 높이 날아 오르리라,
새 날, 새 세상 향해
사랑 날개로,
참 빛, 눈 부신 그 곳으로.
나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사랑 날개 타고.
사랑 날개 타고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일어나!
자, 일어나!
내 사랑아, 너 일어나!
어둠을 뚫고,
어둠을 뚫고,
한 빛, 한 빛,
한 빛 되어 살아나라!
일어나! 자, 일어나!
내 벗, 내 님,
새 아침에
영원한 생명, 영원한 생명,
그 밝은 빛, 그 빛 널 비추리.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새 날, 새 아침,
새 날, 새 아침에
네 앞에 눈부신 빛 비추리.
오 그대, 내 사랑 그대.
너 슬퍼하지 말라.
네 꿈, 오 네 꿈,
네가 꿈꾼 세상
이제 우리가 이루어 가리.
오 그대,
너 뜻없이 산 것 아니리.
뜻없는 눈물도 아니리.
빛을 따른 자, 다 죽었으나,
모두 다시 살아나리.
두려워 말라, 두려워 말라.
예비하라! 예비하라 새 삶을!
오 고통스런 내 삶,
나 외롭지 않네.
오 어두운 저 죽음,
나 두렵지 않네.
나 높이 날아 오르리라,
새 날, 새 세상 향해
사랑 날개로,
참 빛, 눈 부신 그 곳으로.
나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사랑 날개 타고.
사랑 날개 타고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일어나!
자, 일어나!
내 사랑아, 너 일어나!
어둠을 뚫고,
어둠을 뚫고,
한 빛, 한 빛,
한 빛 되어 살아나라!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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