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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ur/My Tour - Spain

Spain 여행기 (2)

by Wood-Stock 2023. 5. 1.

스페인 이야기 (1) 무적함대 (1588)

무적함대 (Spanish Armada)는 패배를 모르는 스페인 불침 함대의 명칭보다는 1588년 영국 원정에 나섰다가 이름과 달리 크게 패하면서 제해권을 영국에 넘겨주게 되는, 겉만 화려하고 실속은 없는 허세의 상징으로 남아버렸다.

 

 

출정하자마자 폭풍우를 만나 기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영국에 대패했고 귀환 도중 또다시 기상 악화로 도합 40여척의 함선이 침몰하고 1만 5천여 병사가 수장되고 말았는데, 사실 운도 따르지 않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60척 가까운 함선이 무사히 귀환하면서 스페인은 점차 해군력을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역사는 이 패전 이후 바다의 주역은 영국이 차지하게 되고 스페인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게 된다.

Crimson Velvet ~ The York Waits (무적함대 시대의 음악 중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fImpmQR4YA4

 

이는 절대 지지않는다는 환상에 빠져있던 스페인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대오각성하게 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1805년 나폴레옹과 힘을 합친 스페인이 자국 근해 트라팔가에서 다시 한번 영국과 붙었다가 넬슨에게 패하는 등 근현대전에서 거의 이겨본 기억이 없는 나라로 남게 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또하나 1588년의 해전이 영국의 발전된 조선 기술과 전략으로 해상전투의 패러다임이 바뀐 획기적인 해전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4년뒤 조선의 남해 일대에서 이순신이 보여준 비교불가의 활약에 비하면...

 

 

Spanish Armada ~ The Ventures (1965)
https://www.youtube.com/watch?v=h7b6k9mglWw


스페인 이야기 (2) 미서전쟁 (1898)

무적함대도 몰락하고 국제 무대에서 스페인의 위상이 약해졌다 해도 전 세계에 스페인 식민지는 중남미 도처에 널렸고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영어 사용자보다 많았던 시절도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런데 스페인 식민지 쿠바에서 발생한 독립운동을 스페인이 억압하고 쿠바가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과거 쿠바를 돈주고 사려다 거부당한 적이 있던 미국은 남북전쟁 직후 내부 정비 & 영토 확장을 구상하며 이 사안에 개입하게 된다.

 

쿠바 아바나에 정박중이던 미국 군함의 폭발, 침몰사건을 빌미로 스페인에 선전포고를 하고 참전한 미국은 불과 4개월만에 쿠바와 필리핀에서 스페인을 박살내고는 쿠바 대신 또 다른 식민지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를 차지했다.

 

 

아바나의 미군함 폭발 원인은 아직도 말이 많은 사건이고, 남북전쟁 당시 전쟁뉴스 덕분에 떼돈을 벌었던 황색언론들은 앞다퉈 전쟁을 부추겼으며, 설마 미국이 전쟁을 할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스페인은 반격 한번 못하고 박살났다.

 


아무튼 먼로주의를 폐기하고 대외적인 야망을 만방에 드러내며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던 미국과 예상을 깨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서로를 의식하고 견제하면서 1905년 '가쓰라-테프트 밀약'을 맺었고 그 틈새에서 조선의 운명도 다했으니 미서전쟁 또한 우리 치욕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작은 날개짓이었다는 생각...

 

 

Mr. Sunshine OST - (Viola : 리처드 용재 오닐)
https://www.youtube.com/watch?v=zXIg9swoQZ8

 


스페인 이야기 (3) 스페인 독감 (1918)

1차 세계대전을 끝낸 요인중 하나로 거론되는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에서 발병된 것이 아님에도 여지껏 억울한 오명을 간직하고 있는데, 당시 전쟁에 참가한 미군에 의해 유럽과 한국 등 전세계에 전파되었다는게 정설이다. 당시 이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 대책을 논의하기 의해 유수의 학자들이 전쟁이 없고 독감이 약했던 비교적 안전한 스페인에 모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 뿐인데...

 

 

그때 전세계 인구의 1~3%, 1700~5000만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당시 총독부 기록에 따르면 조선에서도 약 14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때 스페인 독감으로 세상을 떠난 인물 중에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프란츠 카프카' 등 유럽의 유명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반면 노르웨이의 화가 뭉크는 스페인 독감으로 고생하다 살아난 후 '스페인 독감후의 자화상'을 남기기도 했다.

 

스페인 독감후의 자화상

 

1918년 불과 28살의 나이에 독감으로 생을 마친 오스트리아의 화가 '에곤 쉴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Egon Schiele - Death and the Maiden' 중에서 엔딩곡 들으며 언제 어디서나 건강 조심!!!

Egon Schiele - Death and the Maiden OST
https://www.youtube.com/watch?v=wWBsQKoTYqc


스페인 이야기 (4) 스페인 내전 (1936~1939)

1차, 2차 세계대전을 피했던 스페인은 그 사이에 내전이라는 처절한 아픔을 겪었다. 선거에 의해 공화파가 집권했지만 이에 반발하는 반대파의 쿠데타로 시작된 내전은 강대국들이 음양으로 개입하면서 2차 세계대전의 리허설, 신무기 시험장이 되었고 결과는 히틀러,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은 반란군 프랑코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1975년 그가 죽을때까지 1인 독재가 이어졌다.

 

게르니카 ~ 피카소

 

20세기 서양의 지식인들이 저마다 당위성을 주장하며 참전을 불사했고 수많은 문학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동물농장 등), 미술 (게르니카 등), 영화 (랜드 & 프리덤 등)의 배경이 되었던 이 역사적, 치명적 충돌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여지껏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 축구 전쟁, 그리고 카탈루냐, 바스크 지역 분리독립 갈등의 근원도...

La Internacional ~ Land & Freedom OST
https://www.youtube.com/watch?v=H7ylKMmvGuU

 

 

리버럴리스트, 소셜리스트, 꼬뮤니스트, 아나키스트, 파시스트,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 등등 각종 이데올로기가 하필 스페인에서 첨예하게 충돌했고 그 여파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의 모습은 무척 평온해 보인다. 겉으로는...

과거 기독교와 이슬람이 수백년동안 공존했던 곳이지만 20세기 가장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전쟁이 벌어졌던 곳에서 돌아와 노래 한곡 듣는다. 영국의 펑크밴드 Clash가 ( 데뷔 음반 'London Calling'에서 ) 병든 잉글랜드의 현실을 스페인 내전 상황에 비유하며 격노했던 그 노래 들으며 유사 경험을 했고 재발의 가능성도 상존하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본다.

 

Spanish Bombs ~ The Clash (1979)
https://www.youtube.com/watch?v=u-qcy0-7ngw


스페인 이야기 (5) 산티아고 순례길 (Camino de Santiago)

나 처럼 환갑지나 처음으로 스페인 여행가는 촌놈과는 달리 종교적 믿음, 신념에 더해 여행중의 여행, 킹왕짱 트래킹이라 불리우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부산에서 평양 정도 거리에 해당하는 800km를 40여일동안 걸어서 최종 목적지인 '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하는 이 대장정은 여러 다큐, 영화, 드라마로 소개되었고 고생보다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성찰의 과정을 거쳐 완주 후에 느끼는 힐링의 극한으로, 성지순례의 끝판왕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코스뿐인가 했지만 요즘은 최종 목적지도 산티아고에서 바다까지 연장되는가 하면 출발지도 다양하게 확대되어 코스가 부지기수로 늘어났는데 선수들 사이에서 4개 정도의 코스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게다가 도보 외에 자동차, 자전거 혼합 여행상품도 등장하고 있으니 이게 경건한 순례인지 비즈니스 상품인지...

 

 

주변의 적지 얺은 지인들의 버킷리스트에 산티아고 순례가 포함되어 있고 은퇴 후 고령에도 불구하고 다녀온 선배도 계시긴 한데 신자도 아닌 나는 감히 도전할 생각도 없고 관심도 끄고 있다. 나처럼 편안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베짱이 유형의 게으른 도시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데다가 나까지 나대는건 진정한 순례자들에게 민폐, 모욕이라는 생각...

 

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

 

대장정을 마친 순례자, 여행자들이 마지막에 모이는 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에서 수도자들이 Gregorian Chant 스타일로 부르는 노래 한곡을 오늘도 그 길을 걷고 있는 그들에게 바친다. 꼭 무사히 성공하길...

Sound of Silence ~ Gregorian in Santiago de Compostela
https://www.youtube.com/watch?v=f1nePcZsDqA


스페인 이야기 (6) - 먹거리

 

(1) 추로스 (Churros)

San Gines Churros

 

(2) 하몽 (Jamon)

 

(3) 빠에야 (Paella)

발렌시아 해산물 빠에야
바르셀로나 해산물 먹물 빠에야

 

(4) Torrons Vicens

'엿' 같은...


스페인 이야기 (7, 마지막) - 가보지 못한 곳

이동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숨가쁘게 헤집고 다녔지만 끝내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다. 그 중에서 가보지 못해 많이 아쉬운 곳...

(1) Cordoba : 스페인 남부의 주요 도시중 하나로 세비야, 그라나다 외에 스페인 남부에서 한 군데를  더 갈 수 있다면 론다, 말라가와 함께 항상 고민되는 곳이다. 그런데 코르도바는 스페인 도시 중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곳으로 로마시대 유적은 물론 카톨릭과 이슬람의 융합이 가장 많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2) Salamanca : 1988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도시인데 그보다는 1218년에 설립된 스페인 최초의 살라망카 대학이 더 유명할것 같다. 인구 15만 중에 대학생이 절반인 이곳은 로마시대부터 조성된 오래된 도시지만 대학 덕분에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독재 시절에는 저항의 중심이 되었던 활기찬 에너지의 도시다.

Salamanca University

 

(3) Malaga : 지중해와 닿아 있는 남부 항구도시로 파블로 피카소의 고향이다. 그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생가, 박물관이 있고 피카소라는 이름이 붙은 호텔, 병원, 학교, 아파트, 식당, 술집, 테크노바 등등 곳곳에 현존 피카소들이 즐비하다.

 

(4) Bilbao : 카탈루냐와 함께 여전히 분리 독립을 원하는 바스크 지역의 핵심 도시로 스페인 북쪽 프랑스 접경지역에 있다. 국내 여행상품 중에는 이곳을 포함하는 경우가 별로 없을 정도로 외딴곳이긴 하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6시간) 아무튼 이곳 축구팀은 바스크 태생이거나 조상 중에 바스크 출신이 있어야 입단이 될 정도로 철저한 혈연, 지연주의자들... 이곳에 놓쳐선 안되는 Guggenheim 미술관이 있다.

 

(5) Zaragoza :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중간에 위치한 사라고사는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고향으로 고야의 천정화가 있는 필라르 대성당 외에도 볼것이 많은 곳으로 과거 아라곤 왕국의 수도였던 역사 도시다.

 

(6) Gibraltar : 지브롤터 해협과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있는 스페인 남부의 작아도 아주 작은 이곳은 스페인 영토가 아니라 1713년 할양되어 해군기지가 조성된 이후 아직도 돌려주지 않고 있는 영국 땅이다.

 

Classic Guitar 세계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스페인 Cordoba 기타로 연주하는 스페인 기타 연주 한곡 들으며 기나긴 스페인 노가리를 마무리...

Rumba Flamenca ~ NY Guitar Academy
https://www.youtube.com/watch?v=bZk8DBSGu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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