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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ur/My Tour - Asia

Tokyo Jazz Club, Cafe, Bar

by Wood-Stock 2019. 1. 1.

Tokyo Jazz club, Cafe Bar 정보 모음

http://tokyojazzsite.com/



(1) JBS - 시부야


도쿄 시부야역 부근에 자리잡은 이곳은 10여명 정도 앉을 자리밖에 없는 작아도 너무 작은 곳이지만 만만치 않은 빈티지 오디오를 떠받치는 LP 1만장이 위용을 과시하는 놀라운 공간이다. (마크 레빈슨 & 맥킨토시 앰프, 알텍 스피커, 토렌스 턴테이블 등)


마치 스피커 레이블 같은 상호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JBS는 Jazz, Blues, Soul의 머릿글자, 즉 흑인음악의 모든 것을 취급한다는 관심사, 자부심의 표현이다. 힙합, 랩 같은 최근의 흑인음악 트렌드도 취급하지만 그래도 아날로그 감성의 흑인음악 아지트인 셈이다.


이곳의 주인은 나이 지긋한 노인으로 흑인음악 전반에 대한 책도 몇권 냈을 정도로 그 분야의 전문가인데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쳐 매우 불친절한 서비스로 댓글평이 그리 녹록하진 않다. 어느 외국 관광객은 이 주인의 성격을 ‘Shy’라고 했지만 글쎄...


시끄럽게 떠드는 손님에겐 입다물고 음악감상 방해하지 말라고 면박을 주는가 하면 뭘 물어봐도 음악이나 들으라는 대답이 돌아오고 신용카드는 취급도 안하고 홈페이지도 없다. 식사도 없고 진토닉, 맥주, 커피 딱 3종류의 음료만 파는데 무조건 500엔(약 5천원)이다.


흑인 음악에 대한 애정과 전문가의 자부심이 똘똘 뭉쳐 선량한(?) 손님들이 이해하기 힘든 ‘곤조’와 ‘꼬장’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이런 ‘오타쿠’ 꼰대 영감이 선사하는 Black Music의 에너지와 분위기는 헐값의 음료 한잔으로 즐기기에는 지나치게 과분하다.


내내 서있다가 서있을 자리도 없어 그냥 나오기가 너무 아쉽더라는...








(2) Big Boy - 진보초

  
http://jazzbigboy.sakura.ne.jp/


이곳은 사무실과 숙소 중간 정도에 위치한, 전혀 예정하지 않았던 동네 재즈 카페다.


골목 안에 노란 대문이 인상적인 이곳은 일단 ‘JBL 4343B’ 스피커의 위용이 압도적인 인테리어, 수많은 재즈 CD, LP 그리고 Mark Levinson, Wadia, JBL, Thorens, SME, Ortofon으로 이어지는 살떨리는 Hi-Fi 시스템까지 동네 카페치고는 그 수준과 내공이 장난이 아닌데 이 부근에 이 정도 카페가 수두룩하다고...


아주 오래전 ‘Swing Journal’ 같은 일본의 재즈 전문잡지를 통해 소문난 일본 재즈 클럽에 대한 단편적 정보들을 얻었고, 그 중에서 고르고 골라 극소수 명소만 겨우 챙겨보는 것도 힘겨운데 오다가다 우연히 발견한 곳조차 염장 수준이니 이곳의 재즈 저력에 부럽기도 하고 열받기도 하고...


친절하기 그지없는 사장님과 (내 또래)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가 일본 재즈 얘기 잠깐 했더니 일본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도시꼬 아끼요시’의 음반과 친필 싸인을 선물로... 난 그저 현금으로 보답...


비가 쏟아지는 도쿄의 골목길에서 대박 경험...







(3) DUG - 신주쿠


신주쿠에 있는 Dug는 1967년에 개업해서 5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재즈카페라 할 수 있는데 뉴욕이나 영화에서 보던 칙칙하면서도 아늑한 그곳과 많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연들이 잔뜩 쌓여 있는 예쁜 공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즈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던 유명한 재즈광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골 재즈카페이자 그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 실명 그대로 등장하는 곳이라 단골뿐만 아니라 하루키팬들 그리고 오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Hot Place다.



소설속의 남녀 주인공이 대낮부터 보드카 토닉을 연거푸 마시고 계단에서 넘어지던 장면이 희미한 불빛 아래 어른거리는 이 지하 공간에 자리를 잡고 보니 조승원 PD님의 하루키와 술에 관한 책이 바로 내 앞에...



그 외에도 이곳의 지난 50여년 역사가 담긴 사진집이 따로 있을 정도라 하는데 이런 아스라한 파노라마에 걸맞는 느릿한 재즈의 선율이 서글프고도 아름답다.


다만 여기 가려면 각오해야 할 것이 있는데 모든 좌석이 흡연(!)이다.



Dug에서 걸어서 조금만 가면 Dug와 맞먹는 유구한 역사의 라이브 재즈클럽 ‘Pit Inn’도 있는데 내가 도쿄를 떠난 다음날부터 ‘오니시 준코’의 공연이 열린다는 비보를 뒤로하고 일정을 마무리...





(4) Blue Note Tokyo


뉴욕에 본점을 둔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 재즈 클럽 Blue Note의 도쿄점... 그런데 일본 보다는 서양의 거물 뮤지션 연주가 수시로 열리는 최고 수준의 클럽이라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체류기간중 물경 ‘Candy Dulfer’의 공연이 있었는데 입장료가 10만원 정도에다 예약을 못해 입장불가, 결국 밖에서 구경만...



# 그외 지나갔거나 가보지 못했던 곳 : Pit Inn, Body & Soul, Samurai, Alfie, Blues Alley, Cotton Club, Satin Doll 등등



도쿄 구석구석에 재즈 클럽, 카페가 얼마나 많은지 미국의 어느 재즈 애호가가 발품을 팔아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웹사이트를 만들었는데 그 내용과 분량을 보면 황당한 수준을 넘어 경악 그 자체의 느낌이다.


Tokyo Jazz Club, Cafe, Bar 정보 모음
http://tokyojazzsite.com/directory/


동경 그리고 일본 곳곳에는 이러한 카페, 클럽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 재즈의 고향인 미국과 전쟁까지 했던 일본이 사실상 미국 다음가는 재즈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과 배경에 대해 궁금한게 참 많다.


솔직히 재즈의 생명인 ‘즉흥연주’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흥과 끼와 필에서 일본보다는 우리의 DNA가 우월할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은 분명 우리에겐 부족한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편의점, 라멘집에서도 재즈가 흐르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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